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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너무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뭘 위해 사는 걸까?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과 ...

by 김기자  /  on Feb 28, 2011 17:46

인생이 너무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뭘 위해 사는 걸까?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과 라이브 공연을 통해 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인터뷰 때 지나치게 똑똑해 자조적인 그의 말투가 하나씩 스치고 지나간다.

 

허름한 작업실과 악기를 팔아 앨범을 만들었다던 이야기들. 

 

직접 보도자료를 쓰고 앨범을 만들며 진짜 인디로 활동했지만

인디도 아니고 오버도 아니라던 그의 시니컬한 이야기.

 

음악은 구려도 가사는 대한민국 최고라 자부한다는 그의 말에

그냥 흐릿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간간히 술자리로 이동하던 그의 모습을 홍대에서 마주쳤었고 

책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풍문을 통해 들려왔다.

홍대 독문과 출신인 그가 글을 잘 쓰는 걸 전부터 알고 있었다.

 

10월 중순쯤 어쿠스틱 가든 섭외 때문에 통화를 했었다.

여전한 그의 목소리는 음악작업과 원고 재작업으로 인해 약간 미안해 하며

담달에 다시 얘기하자는 결론

 

이제 다시 얘기할 순 없게 됐다.

 

너무도 당당하게 절룩거리며 자신의 인생이 스끼다시라 외치던,

라면만 먹고는 못산다며 고기반찬을 부르던,

도토리는 싫다던 그의 목소리.

 

아마도 이건 그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일 것이다.

 

 

이 씬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무어냐고 묻는 어떤 기자의 질문에

내가 오래전 대답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름다운 것들이 스러져 가는 것을 지켜 보는 것"

 

 

나는 여전히 살아서

 

또 그러한 순간을 목격한다.

 

 

어느 한 사람의 빛나던 순간.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인디 속 김기자


Artist's favorite music 

 

공연을 보다보면 뮤지션분들 중에 맛깔나게 멘트를 잘 하는 경우가 있죠. 그 중에는 글까지 잘 쓰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 몇 안돼는 인재들 중에 한 사람이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님입니다.(이하 달빛요정) 보통 글을 잘 쓰면 말이 안되고, 말을 잘하면 글이 안되는데 달빛요정님은 글도 말도 잘 되니 ^^ 공연 때 가면 멘트 때문에 웃겨서 정신을 못차린 기억이 가득합니다.(인디계의 '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그 유머러스한 멘트!) 새앨범이 나오면 은근 보도자료를 기다리는데요. 자조적인 말투에 슬쩍 웃음이 나는 보도자료도 달빛요정님의 작품이랍니다. 특히 이번 앨범의 보도자료는 한편의 영화처럼 웃지 못할 스토리가 술술 이어졌는데요.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뮤지션들이 차마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그렇게 솔직하게 풀어 낼 수 있는 사람은 달빛요정님 뿐일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써 몇년 전에 아티스트 페이버릿 리스트를 부탁했는데요. 음악관련 글쓰는 걸 별로 안좋아신다는 소문이 사실인지 감감무소식이다가 최근 단독 공연에 가서 다시 한번 부탁해 리스트를 받았습니다. 생각만 해도 궁금해지는 달빛요정님의 리스트를 향해 떠나볼까요!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026.jpg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름의 원맨밴드로 몇 년째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는 달빛요정입니다.

Artist's Favorites 부탁 받은 게 벌써 몇 년 된 것 같은데 이제야 글을 쓰네요.
음악을 좋아하고 꽤 많이 듣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글로 음악을 표현하는 게 어려운 일인지라
어줍잖은 딴따라 녀석이 글빨 세우는 게 싫어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안식년에 돌입한 관계로 시간이 남아 돌아 한번 질러보겠습니다.

 

 

  1. Will You Still Love Me? - Chicago (Chicago 18, 1986)
 

예전에 대학 다닐 때 여자한테 채이고 3일 동안 골방에 쳐 박혀서 소주만 마실 때 무한반복으로 듣던 노래입니다. Chicago의 수많은 음  반들 중 가장 좋아하는 음반들은 아무래도 David Foster 시절의 음반들입니다.


  2. Separate Ways (Worlds Apart) - Journey (Frontiers, 1983)


아무래도 쌍팔년 시절에 맹목적으로 음악을 들었던 지라 80년대의 팝/락 밴드들이 제 취향에 맞는 거 같습니다. 기타 / 베이스 / 드럼 /    보컬 의 기본적인 4인조 락밴드 구성에 송라이터 건반주자가 기타리스트와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구조가 보다 대중적인 접근에 용이한 것 같다고 생각해오고 있는데 저는 실력도 없고 고집불통인지라 맨날 혼자서 가사빨이나 세우고 삽니다. 불세출의 보컬리스트 스티브 페리 아저씨가 기타리스트 닐 숀이랑 사이가 안 좋은 건지 아님 더 이상 노래 부르기가 싫은 건지 요새 이 팀은 스티브 페리랑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필리피노 보컬리스트와 함께 하고 있는데 정말 똑같더군요. 닐 숀 말년에 로또 맞았습니다.


3. 천일 동안 - 이승환 (Human, 1995)


나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만한 발라드는 국내 가요 중에 없는 것 같군요.


4. Iris - Goo Goo Dolls (Dizzy Up the Girl, 1999)


초창기 펑크시절의 음반들도 좋지만 이 노래를 발표하고 난 이후의 팝적인 느낌의 음반들도 다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3인조 편성에 공연 때 세션을 쓰는 관계로 라이브 때 가끔 개판을 치고(시작을 펑크로 한 밴드들은 다 이런 식) 근래 나오는 음반들의 깔끔한 사운드가 라이브에서 표현이 안 되는 게 아쉽지만 기본적인 송라이팅이 되는데다 목소리가 멋지죠. 게다가 요새는 나이가 들었지만 소시적에는 한 비쥬얼 해주셨던 레즈닉형님. 아아아...멋져요....

 

5. Goodbye to Romance_ Lisa Loeb_ Bat Head Soup : A Tribute to Ozzy - 2000


오지 오스본 할배의 야비한 목소리와 랜디 로즈의 서글픈 기타가 조합된 원곡도 좋지만 이 누나가 부드럽게 불러주는 半 어쿠스틱 버전도 심금을 울립지요.


6. Novocain for the Soul - Eels (Beautiful Freak, 1996)


독특한 음악적 행보를 보여주시는 뱀장어 형님의 가장 알려진 히트곡입니다. 이 곡이 실린 데뷔 앨범이 그나마 좀 대중적이고, 이후의 음반들에서는 자폐증에 빠진 듯한 행보를 보여주시지요. 깊은 숲 속 오두막에서 혼자서 음반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한 느낌.


7. Are You Gonna My Way - Lenny Kravitz (Are You Gonna My Way, 1993)


엄친아 레니 크레비츠 형님의 모든 음반이 다 좋지만 아무래도 대표적인 싱글은 이 곡이라 생각되어 골랐습니다. 충격적인 데뷔앨범부터 시작해 몇 장의 명반들을 계속해서 발표하다가 2천년대 들어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어수선한 음반이 나왔었는데 요새는 연애질을 좀 멈추셨는지 작년에 나온 It is Time For A Revolution 에서 다시 아티스트로 돌아오셨습니다.


8.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 - Travis (The Man Who, 1999)


서른 일곱 먹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들자면 2008년 올림픽 야구 우승과 2003년 일본 섬머소닉 락페스티벌입니다. 외국이라는 데를 처음 나가보는 데다 이틀 내내 좋아하는 팀들의 노래를 꽤 괜찮은 사운드로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9. Heavy - Collective Soul (Dosage, 1999)


콜렉티브 소울의 전 음반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가 음반작업을 할 때 소위 '레퍼런스' 음반으로 듣는 음반입니다. 그만큼 많이 들어서 좀 질리기도 했지만 콜렉티스 소울의 멜로디 뽑아 내는 능력과 귀에 팍팍 꽂히는 기타리프는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10. One Step Closer - Linkin Park (Hybrid Theory, 2000)


이 음반은 당췌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알 수 없는 음반인지라 쿵쿵거리는 음압감을 느끼고 싶을 때 가끔 꺼내 듣습니다. 이 음반 이후 린킨 파크의 음반들은 이 정도의 사운드가 나오지가 않더군요. 엔지니어/프로듀서/마스터링의 위력을 느끼게 되는 음반.

생각나는 대로 열 곡 질러보았습니다. 오랫동안 자주 들었던 음반들 위주로 골라 봤고요. 요새는 카라, 릴리 알렌, 유이, 테일러 스위프트 등 어린 여가수의 음반을 즐겨 듣고 있군요. 음반 작업하면서 맨날 제 어두운 목소리만 듣다 보니 어리고 귀여운 것들의 목소리가 그리웠나 봅니다. 어리고 귀여운 여가수들이 떼로 몰려 나오는 행복한 세상을 꿈꿔봅니다.

  

 

 

 

2009. 3. 3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사진 김은영

에디터 김기자

 

 

 

- Behind story -

 

이번 앨범을 받아들고 보도자료를 읽으면서 이 글을 쓴 달빛요정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쓴 줄 모르겠지만 그 특유의 자조적이면서도 위트있는 문체는 내게 눈짓을 보냅니다. 약간은 서툴게,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소위 젠체하지 않으며 그만큼 소박하게 다가옵니다. 가슴 아프지만 왠지 모르게 웃음짓게 되는 건 그 때문이겠지요. 다들 숨기고 싶어하는 무언가가 그에게는 노래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연재를 좀 부탁하고 싶었는데 하기 싫다고 하시더군요. 글 잘 쓰는 건 사실이지만 글은 돈 안되면 안한다고 ^^; 서로 처지 뻔히 아니까 그러시는 듯했습니다. 제가 참 작아지는 순간이었죠. 저 또한 뮤지션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고기반찬이 먹고 싶고 도토리는 지겨운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더는 얘기 못했답니다. 어쩌면 그건 저의 욕심이고, 욕심이 아니려면 댓가를 지불하는 게 당연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 댓가를 지불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닥 자급자족 결과가 아니게 느껴지기 때문에 거절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죠? 제가 당당하게 달빛요정님에게 원고청탁할 날이! 이렇게 문제도 답도 다 알고 있는 그이기에 평가의 잣대보다는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고기반찬 타령도 도토리도 그 안의 또 다른 모순도 알기에 멀리서나마 그를 지켜봅니다. 그리고 조만간에 용기를 내서 고기 사드릴테니 원고 써달라고 다시 한 번 졸라볼 요량입니다. ^^ 거절 당하더라도 다시 한 번 부탁해 봐야겠어요. 달빛요정님에게 돈이 안되도 하고 싶은 게 음악이라면 저에게는 그것이 인디 속 밴드이야기니까요. ^^

  

* 위의 글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님이 보내주신 글을 토대로 김기자가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정성껏 사연을 적어 리스트를 보내주신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Artist's favorite music]의 글은 퍼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아티스트의 이야기가 올라갈지 기대해 주세요!

 

 

 

2009. 03. 09

글/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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