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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하는 아티스트, 이상은 일시 : 2010. 04. 14 (수) PM 4:30~6:00 장소 : 상상공장 사진촬영 : 30분...

by 김기자  /  on Mar 11, 2011 18:08

◎ 진화하는 아티스트, 이상은

 

 

일시 : 2010. 04. 14 (수) PM 4:30~6:00 장소 : 상상공장


사진촬영 : 30분   인터뷰: 1시간
녹취타이핑&정리: 이승룡    사진: 박창현
인터뷰&에디터: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이상은, 김기자

 

이상은 홈페이지: http://www.leesangeun.com/ , http://www.sangeunholic.com/

 

 

 

 

1. 이상은씨 오랜만이네요. 최근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작년 8월까지 EBS FM에서 세계음악기행 DJ로 진행을 했고요, 이제 가을 개편때 다음 음반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활동을 접고 음반을 그동안 준비를 했구요. 그 음반이 한 달 전 쯤 나왔고, 지금 저는 인터뷰 중이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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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의 14집 앨범 [We are made of stardust]

2010년 3월 발매

 

 

2. 이번 음반 작업은 뉴욕에서 하신 걸로 아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나요?

 

뉴욕이란 곳이 저한테는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제가 스물 한살쯤에 뉴욕에 브루클린이라고, 뉴욕 주에 속하지만 흑인들 많이 사는 그런 동네서 몇 년 살았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학교 주변이 너무 위험해서 밤마다 총성이 들리던 시절이었어요. 1991~92년 즈음이었죠.  

 

당시 한국에는 ‘담다디’로 데뷔를 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상황이었지만 사생활이 없는 삶이 계속 됐고, 고갈이 된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좀 바깥에 나가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연히 뉴욕을 선택하게 됐는데 그곳에서 상상도 못할 문화적 충격들을 받았어요. 그리곤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고 생각을 했죠. 제 사고방식을 비롯해 모든 것들이 와장창 깨졌던 때였어요.

 

제가 올해 39살에서 40살로 넘어가는데, 작년에 40살이 되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불안감을 느꼈죠.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저는 언제나 그런 두려움이 오면 어디론가 떠나가지고 제 자신을 부숴버리는걸 택했던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을 계속하는 것 보다는 나를 새로운 환경에 넣어 놓고 굳어 있는 일상의 생활이나 머리 속을 확 바꾸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제일 강력한데가 어딘가 생각해보니 뉴욕이 제일 좋을 것 같았던 거죠. 그래서 뉴욕에서 작업을 한 게 이번 14집이에요. 지금은 최근에 고민했던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게 없어요. 원래 제 모습에서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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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서의 실제 작업은 어떠셨나요?


저는 뉴욕에서 홈레코딩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덕분에 이병훈씨가 수많은 장비들을 뉴욕으로 보내셨죠. 처음에는 뉴욕의 아파트에서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여의치가 않았어요. 그래서 한 공장의 스튜디오를 빌려서 장비들을 다 쌓아놓고 작업을 했어요. 장비가 발전되서 말이지 옛날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이라 하더라고요. 이우준, 이병훈 씨와 같이 갔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계란후라이 하고 김치찌개 해먹으면서 아주 생고생을 시켰죠.

 

 

3. 이번 음반을 일렉트로닉으로 방향을 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요. 좀 가볍게 말하면 요즘 금융침체로 인해 지원받는 음반 제작비가 무척 낮아졌잖아요. 하지만 뉴욕은 가고 싶고. 어쿠스틱이나, 이제까지 했던 형식으로 뉴욕에 가서 작업을 하겠다고 하면 엄청난 돈이 필요했을 거에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컴퓨터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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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비 절감이 전부인가요? 이상은 씨가 일렉트로닉 음악을 접한 건 꽤 오래전의 일일 텐데요. 다른 이유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어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컴퓨터 음악을 배워서 음악을 만들어 보고도 싶었어요. 제작비 문제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제일 재미난 얘기를 한거구요. 솔직히 얘기하자면 컴퓨터로 음악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물론 곡을 예전에도 제가 만들었지만 그것은 곡의 원형인거고 같이 작업하시는 분들이 편곡을 하게 되거든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음악을 만들면 시작단계부터 편곡을 해나가면서 만들게 되요. 그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전 방식으로 작곡을 한다면, 가사를 만들고 거기에 멜로디를 붙이고, 다케다 상과 함께 코드를 붙이고, 이런 식으로 아주클래식한 방식으로 작업을 해나갔었죠. 근데 이건 그냥 처음부터 완성단계가 그냥 나와요. 그게 재미있었죠.

 

제가 누군가와 같이 작업을 할 때는 눈치를 많이 봤었어요. 알게 모르게 다른 분들과 작업을 하다보면, 표현도 조금 줄이게 되고. 물론 컴퓨터로 작업을 해도 모든 작업들이 제가 혼자 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없이 제가 생각하는 걸 그냥 그려낼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자유도가 훨씬 있고, 더욱 솔직하게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표현할 수 있었죠.

 

 

4. 프로그램을 익힐 시간은 많지 않았을 텐데, 생각하는 만큼 구현이 잘 되었나요?


Ableton live란 프로그램이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일렉트로닉 음악에서 서정적인 부분이나, 전통적인 방식에서의 곡으로서 가지고 있던 편성 등이 살아있으면서 이렇게 컴퓨터 음악을 가지고 접목을 시켜서 만들 수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프로그램이 저하고 참 잘 맞았어요. 동시에 이 프로그램이 큐베이스나 누엔도 같이 복잡한 프로그램들 보다 직관적으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면들도 정말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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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병훈 씨와 이우준 씨는 이번에 어떤 계기로 같이 작업을 하게 되신 건가요?


이병훈 씨는 저랑 10년 정도 같이 작업을 해왔어요. ‘Roman Topia'앨범이나 저번 13집 앨범도 오키나와에서 같이 작업을 하셨죠. 아주 오랫동안 작업을 해 와서, 거의 남매 같아요. 제가 소개해준 분과 결혼해서 딸도 낳았죠. 특히 이병훈씨는 정말 숨겨진 진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에요. ‘즐거운 인생’ 영화음악도 하셨고 이번엔 ‘거북이가 달린다’ 영화음악으로 홍콩영화제에도 노미네이트도 되셨어요. 편곡부분도 해주시고 보컬 디렉션이라던가 제작 같은 것도 도와주셨죠.

 

이우준 씨는 저번 13집 앨범을 만들었을 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그때는 그 친구가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DJ였어요. 그분은 그 작업 후 영국에서 5년 정도 있으면서 왕립음악원에서 공부를 하셨죠. 그 뒤 EBS에서 세계음악기행 진행을 할 때 이 친구가 왔어요. 인터뷰를 하던 중 브라이언 이노라는 유명한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을 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죠. 저도 모르게 이번 음악을 같이하자고 제안을 해서, 흔쾌히 받아주셔서 같이 하게 된 거에요. 편곡은 두분이 5곡씩 나눠서 했어요. 후반부에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들은 이우준씨가 전부해주셨고, 앞부분은 이병훈씨가 하시고요.

 

 

6. 정규앨범만 14장을 발매하셨어요.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이렇게 많은 앨범을 발매하지 못하는데, 14집까지 앨범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그건 솔직히 숫자가 많은 건 아니지만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깐 음반을 낼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이전에 제 음악에서 힘을 얻으셨던 분들에게 도리어 제가 용기를 얻고 있는 것 때문에도 그렇고요. 이전에 일본에 서포터가 있을 때 또 그랬고요. 이번에 제가 인디레이블을 설립하고 음반을 유통하는 과정들도, 제 음악을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지금 보시기에는 저 혼자 얘기하고 있지만 무척 많은 친구들이 도와주고 있고 무척 많은 사람들이 힘을 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할 수 있는 거죠. 안 그러면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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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집 앨범 발매 기념 하늘아래 그 콘서트 포스터

 

 

- 좀 더 근본적으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올까요?


고생을 너무해서 내공이 많이 쌓인 것 같아요. 만약에 제가 쉽게 여기까지 왔으면 체화된게 없을지도 몰라요. 돈이란 가치관만 추구하던 사람들이 금방 사라지는 이유는 저항력이 없기 때문이거든요.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극복을 못해내죠. 그렇지만 여기까지 고생해서 온 저 같은 사람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넘어설 수 있어요. ' 이런 것쯤이야~' 이렇게 되는 거죠.

 

 

7. 이번에 브리즈(Breeze)라는 독립레이블을 만드셨는데 어떤 연유로 만드시게 된건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음반업계의 내막을 들어가 봤을 때 가장 슬펐던 부분이 원반권, 오리지널 퍼블리싱에 대한 권리가 뮤지션에게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담다디'란 곡이 있으면 제 목소리가 들어간 그 음원에 대한 권리거든요. 보통 돈을 투자한, 제작사 쪽이 그 원반권을 가지게 되요. 저는 음반작업을 그렇게 열심히 해도 그것에 대한 권리가 전혀 없는 거에요. 권리를 가지고 있는 제작사 사장님들은 일반적으로 음악을 모르는 분들이 많고요.

 

너무 마음이 아팠죠. 자식 같은 음반들인데도 저한테는 권리가 없어요. 제가 제 음악을 써야할 때 허락을 누구한테 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그 권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싱어송라이터로 이제까지 음반을 13장 정도 냈으면, 독립레이블을 만드는 게 후배들한테도 상징적인 의미를 줄거라고 생각했어요. 오리지널 퍼블리싱에 대한 권리에 대해서 작사, 작곡을 하고 또 그런 사람이 그 권리를 갖는 것이 어떤 건지 어떤 정신적 의미가 있는지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걸 가질 수 있는가 공부를 해봤어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더라구요. 그 중 하나는 제가 직접 제작사가 되는 거였어요. ‘그럼 원점으로 돌아가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초기에 만들었던 음반들은 제가 다 원반권을 가지고 있어요. 그 이후에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면서 제작사와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 원반권을 사람들이 가져간거죠. 옛날에는 5~7년이 지나면 그 원반권을 가수들한테 돌려줬어요. 그렇게 좀 아름다운 행동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게 없어요. 그래서 셀프프로듀스 음반을 만들어서 진정으로 이게 내 음악이란 느낌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 그렇다면 인디씬의 독립레이블에 대한 가능성을 긍정하시는 건가요?


제가 느낄 때 우리나라는 스타일이 인디인 경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왜 인디가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음악을 가능한 내가 만들고 싶은 모양새대로, 다른 압력이나 요소가 들어있지 않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자기가 레이블을 만들어서 원하는 음악에 가장 가깝게 만드는 게 인디지, 인디 스타일이 있어서 인디라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인디는 훨씬 더 다양한 형태의 음악이 나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요. 인디라는 건 권리를 자기가 갖게 되는 경우인데 그 권리를 제작자나 자본가가 가졌을 때는 그 사람들이 원하는 작품으로 가기가 쉽겠죠. 저는 음악을 상품으로 대하는 게 싫고, 좋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요. 쉽게 말하면 내 멋대로 하겠다는 생각이죠. 그때 인디란 단어가 사용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인디는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방식과 자본운용의 문제가 되겠죠.

 
 

8. 이상은 씨는 음악작업은 물론 미술 공부도 하셨고, 여행도 굉장히 많이 다니시고 책도 쓰셨잖아요. 각각의 작업들이 가지는 의미들이 좀 다를 것 같아요.


진지하게 물어보니깐 웃길 수가 없네요.(웃음) 할 줄 아는 게 뭘 만들어내는 것 밖에 못하는 것 같아요.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들거나. 이런 것들을 좋아하고 그게 저한테는 업이라 생각해요. 글도 기회가 닿아서 써봤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그러면 계속 책도 만들게 되는 거고요. 아주 단순한 얘기에요. 제가 좋아하다보니 모두 하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창작작업 자체가 힘들지만 스스로 그 감각을 굉장히 발달시킨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에 책 낼 때 정말 떨렸어요.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이 본다는 자체가 굉장히 신경쓰이는 일이었죠. 물론 ‘모르겠다.’ 하고 내버리긴 했지만요. 남의 눈치를 보고, ‘어떡하지. 누군가가 볼텐데.’ 하는 그 시간을 뚫고 가는 과정이 공부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실력도 조금씩 느는 것 같고요. 결국 이런 모든 작업들은 총제적으로 ‘날’의 문제와 결부되죠. 안테나 혹은 날. 늘 저를 곤두서게 해주니까요. 그래서 책이나 매체도 큰 욕심은 없고 그걸 하는 자체가 저를 계속 훈련시키는 것 같아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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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씨가 출판한 책들(좌측부터 Hola Spain, 삶은여행 '이상은 in Berilin', Art & Play)

 

 

9. 이전에 한 강의에서, 음악을 하는 과정을 굉장히 고통스러운 걸로 묘사를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어떤 점이 힘드신가요?

 

영화를 생각해보면 관람할 때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죠. 하지만 만드는 과정은 너무나 힘들어요. 책, 그림, 영화, 음악. 모두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걸 잘 몰라요. 굉장히 피곤한 일이에요. 같은 소리를 500번 즈음 15초 되는 소리를 반복해서 듣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럴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참아야 되요. 작업하는 동안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게, 정말 조그마한 노이즈도 들어가서도 안되기 때문에 그걸 몇 시간동안 집중해서 반복하며 듣는거죠. 보통 사람들은 ‘이건 고문이야.’라고 말할지도 몰라요.

 

과정이 어렵다는게 그런 의미에죠. 가사도 마찬가지에요. 저의 경우는 많은 분들이 제 가사를 보고 듣는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이겨내야하는데, 수많은 생각들을 다 해야하죠. 가사 한 줄을 쓸 때 그 한 줄이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도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공포들과도 싸워야 하거든요. 남의 눈을 의식하는 나 자신을 싸워서 이겨내야 하고, 그걸 수없이 반복해서 들어야하고 불러야하니까 그게 대단히 물리적 고통이 심한 것 같아요. 반면에 그런 걸 만드는 과정이 완성됐을 때 기쁨을 느끼죠. 과정 중에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도 그렇고요.

 

 

10. 예전 앨범에서는 외로움이나 슬픔과 같은 정서가 조금 더 많았다면,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희망을 더 많이 이야기하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그게 성숙해지는 거라 생각해요. 젊었을 때는 무조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게 남다른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계속해서 부정하다보면 고립이 되죠. 그래서 외로워지죠. 결국 모든 부정을 통해서 나만의 색깔을 알게 되었을 그 이후가 되면, 더 이상 내가 어디에 가도 변하지 않고 누구랑 섞여있어도 결국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경지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때부터 여유를 가지고 사물이나 사람이나 생명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때가 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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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숙의 의미에서,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게 참 수수께끼 같은 말인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치열하게 부정하고 부딪혀보고 고민해본 사람은 나중에 고민한 양 때문에 스스로 만족하면서 그게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할 지도 몰라요. 어찌보면 단순한 생각이에요. 창작을 하거나 글쓰기를 하거나 뭘 만들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자기가 지신이 된다는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날 때는 뭘 만들어 낼 때거든요. 거꾸로 자기 자신이 되고 싶다면 뭔가를 만들어보세요, 그럼 그때 자기를 발견할 수 있게 되고, 취향도 알게 되고 그렇지 않을까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11. 최근에 또 <하이, 마르크스 바이, 자본주의> 라는 책에 추천사를 쓰셨잖아요. 내용을 보자면 ‘자본주의 안에서 한 개인이 의미를 찾고 있고 어떻게 그 고리를 좀 바꿀 수 있는 고민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추천사를 쓰시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셨는지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는 돈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저는 돈을 잘 벌고 많이 벌고 잘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것을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생각해본다면 돈과 공존되는 수많은 가치들 중에서 오로지 돈이라는 가치를 1등으로 정하고, 어떤 순간에도 그것이 흔들리지 않죠. 그래서 자본주의가 비판을 받는 거에요. 그게 이상한거거든요. 살다보면 가치들을 유연하게 정해야 할 때가 있거든요. 특히 자본주의의 경우에는 철학, 문학, 예술이 최고의 가치로 올라가고 돈이 좀 밑으로 내려가거나 하는 상황들이 연출될 수 있는 유연성이 부족한 것 같아요.

 

물론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가치관이기에, 돈이란 가치로 자본주의를 움직이면 돈을 무지 많이 벌겠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죠. 어떤 상황에서 돈만 가치관으로 움직이다 보면 돈이 많아지면 권력도 많아지니 마음대로 할 수 있겠죠. 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겠죠. 상처받는 사람들도 많고요. 피해 입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근데 그걸 보고도 돈만이 최고의 가치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인다면 일말의 미안함이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되도록이면 가치관이 유연할 수 있는 태도들이 이 책에서 오고가는 게 마음에 들었죠. 상식적으로 얘기하더라도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고정불변의 절대 변할 수 없는 가치관이란 것은 정말 나쁜 거잖아요. 돈이라는 가치가 절대불변의 가치면 위험하죠. 만약에 거꾸로 사회주의만을 고집하는 것도 안돼요. 주의나 이데올로기는 상황에 맞춰서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돈이 중요해질 수도 있는 거고 다른 것들이 중요해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면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책이었던 것 같아서 추천사를 쓰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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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의 추천사가 담긴 책

<Hi, 마르크스 Bye, 자본주의>

 

 

12. 매체 및 평단에서 이상은씨를 구도자적이거나 선구자적인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평단이나 매체에 계신 분들은 나름대로 젊은 세대들에 대해서 매세지를 전달한다던가, 교육적인 차원에서 어떤 것들을 알려줘야 한다던가, 이런 삶의 방식도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하잖아요. 그런 얘기를 할 때,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보다 진지하게 얘기를 하는 것뿐인 것 같아요.

 

 

13. 이번에도 월디페 헤드라이너로 서시잖아요. 앞으로 월디페를 포함한 다양한 페스티벌에서 이상은씨가 기대하는 건 뭐가 있을까요?

 
페스티벌들이 점점 더 강해져야죠. 여러 가지 차원에서 멋져지고. 저도 여러 가지 차원에서 더 강해지고 싶어요. 점점 더 시간이 지날수록 화력이 붙고 멋있어 지면 될 것 같아요. 돈도 많이 벌고.

 


14. 이상은씨의 20대, 30대, 그리고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은 40대의 시작이라 잘 모르겠어요. 20대와 30대는 전 너무 달랐어요. 20대 때는 너무 어두웠죠. 고민을 너무 많이 했거든요. 굉장히 부정적인 아이였는데 30대 되면서 좀 밝아졌어요. 저는 이렇게 답을 하고 싶어요. 저의 경우에 20대 때는 부정적이었지만 장점은 꿈이 컸어요. 모든 20대들이 꿈이 클 꺼에요. 어마어마한 꿈을 가지고 있죠. 근데 20대가 가지고 있는 단점은 되게 부정적이라는 거에요. 꿈이 크면서 긍정적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데 삶을 알아가잖아요? 그럼 꿈이 점점 줄어들어요. 하지만 부정적이었던 게 점점 긍정적이 되긴 하죠. 꿈을 크게 가지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니는 것은 40대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는 가봐요. 30대 까지는 부정적인 것들을 고친 거죠. 하지만 그 덕분에 꿈이 줄어든 거에요. 다시 모험을 떠나야하고 다시 열려야 되고 두려움과 싸워서 이겨야 하고 20대의 열정을 되찾아야 하는 거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작아진 꿈을 늘리는 게 40대의 과제라 생각해요.

 

- 다시금 그 어려움을 마주한다면, 정면충돌하기 쉽진 않을 것 같은데요. 

 
고생을 많이 해보면 되는 것 같아요. 해봤자 다 하던 고생 더 하는 것이에요. 특별히 다를 게 없어요. 늘 해왔던 건데 쉽게 넘어가지 않는거죠. 이제까지 힘들게 나이를 먹어왔으면 당연히 또 힘든거죠. 이번에 뉴욕을 가서는, 20대의 꿈들이 너무 그리웠어요. 내가 꿈이 엄청나게 컸었구나. 뉴욕에서, 혼자서 어린 나이에 레코딩을 했던 그 잃어버린 꿈이 너무 부러운 거죠. 일단 지금은 긍정적이 됐으니까. 용기를 내서 꿈을 키우는 것은 결심을 하고 발을 내딛는 순간 그냥 또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 같아요. 그 처음이 힘들 뿐이에요. 지금 내가 꿈이 작다는 걸 인정하는 거죠. 사실 20대들 꿈이 엄청난 거에요. 그걸 지금 잃어버려서 좀 슬프거든요. 그것들을 다시 찾으려고 뉴욕을 갔었어요. 지금 꿈을 다시금 키워가는 단계라 딱히 뭐라 말씀드릴 순 없지만 꿈도 크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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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지금 행복하세요?

 

전 지금 좋아요. 괜찮다고 느껴요. 뭐랄까. 원했던 대로 가는 것 같아요. 음악에 대해서도 이번에 반응들 읽으면서 혼자서 되게 행복했고. 사람들이 좋아하니깐 너무 좋죠. 사실 제일 행복할 때는 제 음악이 힘이 되었다고 할 때가 제일 행복하거든요. 음악 듣고 너무 좋았다고. 너무 힘이 되고 있다고. 심지어는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자살하려다가 제 음악을 듣고 자살을 포기했다는 편지를 받았는데요. 정말 좋아요. 그런 것들이 기쁜 거죠.

 

 

 

16. 마지막으로 지금 한창 방황하고 꿈을 찾는 친구들에게 참고가 될만한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요?

 

‘너무 좋은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조금 부족한 그것 때문에 짜증나 있구나’라고 느끼는 친구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게 완성이 되어야 인정을 받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어 어떤 화가가 있다면 그의 초기 작품이란게 있잖아요. 삶도 그런 거고. 누구나 다 마찬가지에요. 초기작에서 짜증이 많이 나있는 분들 보면 부정적인 태도가 많이 보여요. 아무리 좋은 걸 많이 가지고 있고 지식이 너무 많아도, 시점이 너무 부정적인 거에요. 책상서랍을 열어보면 자살하려고 수면제 몇 알씩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친구들 있잖아요. 그런 친구들은 전 세계 모든 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100개를 가지고 있어도 힘들어요.

 

되도록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 별로 가진 게 없고 아는 바가 없고 젊어서 길을 찾고 있지만 긍정적이기만 하면 뭔가 어떤 밝은 요소라던가 희망이란 것에 대해 알게 되고 따듯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게 되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길을 찾고 있는 도중이라도 분명히 누군가가 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서 일자리가 생긴다던지 할테고 그런 짜증들이 점점 없어질 거에요. 악순환이 계속 되는 사람들은 어딘가 꼬여있겠죠. 그래서 사회를 보는 눈이 삐딱해지면 고생을 좀 하시겠죠. 조금만 더 엄마아빠가 싫어하는 아이가 되지 않기를 바래요. 제가 정말 무척 꼬여있고 부정적이어서 힘들었으니깐. 저도 이젠 되도록이면 그 길로는 안 갈꺼고. 부정의 극한을 달려봐서 그게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원인은 부정주의란걸 좀 알았으면 좋겠고, 그 부정이란 것도 적당한 선에서 멈추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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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4 Mar 2011 15:56
    치유의 재즈, 그 영적인 아우라_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치유의 재즈, 그 영적인 아우라 _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 일시 : 2010. 12. 29 (금) 14:00~17:00 (사진촬영 포함) * 인터뷰 장소 : 상상공장 * 사진 촬영 장소 : 홍대 cafe homeo * 사진 촬영 : 40분 *사진: 박... by : 김기자
  2. 14 Mar 2011 15:43
    악마적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고찰_ 재즈 피아니스트 박진영 악마적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고찰 _ 재즈 피아니스트 박진영 * 일시: 2010. 10. 27 (수) 17:30~19:30 * 인터뷰 장소: 상상공장 * 사진 촬영 장소: 홍대 피아노 카페 * 촬영 시간: 1시간 40분 *사진: 박창현 * 인터뷰... by : 김기자
  3. 14 Mar 2011 15:33
    롤리팝 뮤직, 10년 간의 궤적_ 롤리팝 서준호 대표& 김기자 [인디속 대담] 롤리팝 뮤직, 10년 간의 궤적 _ 서준호 대표(뮤지션 볼빨간)& 김기자 * 일시 : 2010. 09. 30 (목) 14:50~16:30 * 장소 : 상상공장 *인터뷰: 1시간 40분 *녹취 타이핑 & 정리: 박재윤 *사진: 박재... by : 김기자
  4. 14 Mar 2011 15:26
    그녀만의 다정한 위로 _ 오소영 그녀만의 다정한 위로, 오소영 * 일시 : 2010. 08. 12 (목) PM 8:30~10:15 * 장소 : 상상공장 *사진촬영 : 20분 *인터뷰: 1시간 20분 *녹취타이핑&정리: 박재윤 *사진: 박재윤 *인터뷰&에디팅: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by : 김기자
  5. 14 Mar 2011 15:22
    힙합계의 이단아, UMC/UW 힙합계의 이단아, UMC/UW 일시: 2010. 3. 31 녹취타이핑: 고서희 사진: 박창현, 김보리 인터뷰&정리: 김기자 UMC/UW 홈페이지: http://www.umcuw.com 1. 최근 근황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힘들게 지내고 있구요.(웃음... by : 김기자
  6. 14 Mar 2011 15:19
    독특하게 일그러진 한편의 괴기스러운 유화, 국카스텐 독특하게 일그러진 한편의 괴기스러운 유화, 국카스텐 일시 : 2010.4.1 17:00~19:30 장소 : 상상공장 사진촬영 : 1시간 인터뷰 : 1시간 반 녹취타이핑&정리 : 조은애 사진 : 박창현 인터뷰&에디팅 : 김기자 인터뷰 참... by : 김기자
  7. 14 Mar 2011 15:16
    광기, 그 이상의 음악 _ 내귀에 도청장치 광기, 그 이상의 음악 _ 내귀에 도청장치 일시 : 2010. 4. 3 18:00~19:00 장소 : 상상공장 인터뷰: 이정아 인터뷰 정리: 고서희 사진: 김보리 에디터: 김기자 내귀에 도청장치 홈페이지: http://cafe.daum.net/naegui/ ◎ ... by : 김기자
  8. 14 Mar 2011 15:13
    몰아치는 모던 록의 폭풍, 메이트 몰아치는 모던 록의 폭풍, 메이트 일시 : 2010. 4. 2 오후 5시~6시 녹취타이핑&정리 : 고서희 사진: 박창현 인터뷰&에디팅 :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메이트, 김기자 메이트 홈페이지: http://www.bemate.co.kr/ ◎... by : 김기자
  9. 11 Mar 2011 18:17
    모험광들의 신나는 락앤록! _ 문샤이너스 ◎ 모험광들의 신나는 락앤록! _ 문샤이너스 일시 : 2010. 4. 3 15:00~16:00 장소 : 상상공장 녹취타이핑: 이승룡 사진: 박창현, 김보리 인터뷰&정리: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문샤이너스, 김기자 문샤이너스 홈페이지: ht... by : 김기자
  10. 11 Mar 2011 18:08
    진화하는 아티스트, 이상은 ◎ 진화하는 아티스트, 이상은 일시 : 2010. 04. 14 (수) PM 4:30~6:00 장소 : 상상공장 사진촬영 : 30분 인터뷰: 1시간 녹취타이핑&정리: 이승룡 사진: 박창현 인터뷰&에디터: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이상은, 김기... by : 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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