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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적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고찰 _ 재즈 피아니스트 박진영 * 일시: 2010. 10. 27 (수) 17:30~19:30 * ...

by 김기자  /  on Mar 14, 2011 15:43

악마적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고찰

_ 재즈 피아니스트 박진영

 

 

* 일시: 2010. 10. 27 (수) 17:30~19:30    * 인터뷰 장소: 상상공장

* 사진 촬영 장소: 홍대 피아노 카페  * 촬영 시간: 1시간 40분   *사진: 박창현

* 인터뷰: 2시간   *녹취타이핑 & 정리: 박재윤    *인터뷰 & 에디터: 김기자   

* 인터뷰 참가자: 박진영, 김기자,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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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영_ http://weplayjazz.co.kr/ckek1133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재즈앨범을 하나 추천받았다. 올해 8월에 발매된 [Graceful River]라는 음반으로 만 19살 앳된 소년의 데뷔앨범이란다. 나름 풋풋할 연주에 큰 기대없이 플레이 버튼을 눌렀으나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에 고개가 절로 들렸다. 아름다운 영상미에 탄탄한 구성, 기막힌 반전까지 두루 갖춘 한편의 미스테리 심리 스릴러였다. 음악은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고 속삭인다.

그날 밤 소년의 데뷔앨범은 악마의 계단처럼 끝없이 반복 재생됐다. 오래된 봉인이 풀린 듯 마음 속 깊이 묻어놨던 공포가 음악과 함께 되살아 난다. 선과 악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지금껏 쌓아올린 거대한 질서가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모습. 초점이 흐려진 동공위로 두 권의 책이 떠올랐다. 몬스터와 데미안.     

 

천재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함께 선과 악을 주제로 한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단연 손에 꼽는 작품이다. '데미안'은 유년기 소년이 느끼는 선과 악에 대한 혼란과 이중성에 대한 두려움을 절묘하게 표현한 소설로 헤르만헤세의 역작으로 꼽힌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또한 앉은 자리에서 밤샘으로 18권을 독파하게한 치명적인 작품. 인간의 내면적 악마성이 극대화 된 '요한'이라는 인물을 통해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숨막히는 선과 악의 줄다리기를 펼친다. 이 두 작품 모두 몇 달간 열병같은 후유증을 선사한 잊지 못할 작품들이다.

 

[Graceful River]를 감상하는 동안 그때처럼 '선과 악'에 대한 두려움이 끝없이 떠올랐다 가라 앉길 반복했다. 특히 이 앨범은 '몬스터'에서 순수악의 상징인 인물 '요한'과 쌍둥이 형제처럼 어울린다. 피로 범벅된 살육이 끝난 평화로운(?) 마지막 장면에서 유유흘러나올 것만 같은 배경음악(BGM). 시리게 아름다운 선율이 미끄러지듯 밀려들면 잔뜩 날이 선 섬뜩함과 비장함이 앨범 곳곳에서 베어난다. 잠자리 날개같이 투명하고 섬세함 음들이 부드러운 터치로 순식간에 공중에 흩어지면 아련한 슬픔이 유려하게 날간다.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는 이 그로테스컬하고 미스테리한 음악의 주인공은 누굴까? 만 19세의 소년이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는 기괴한 아름다움이다. 도대체 이 소년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첫 데뷔앨범에 이런 음악이 담기게 된 것일까? 마치 추리소설 속의 탐정이 된 것처럼 소년의 뒤를 쫓는다.  

 

4살 때 부터 피아노를 시작한 박진영은 음악 매니아인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엄청나게 섭렵해왔다. 영재음악학교를 통해 클래식 피아노와 작곡을 전공한 뒤 고등학교를 자퇴, 스스로의 언어로 음악을 터득한다. 2009년 제3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기악부문 대상, 2009년 10월 제6회 자라섬국제재즈콩쿠르 'Best Creativity'수상 등으로 세상에 나온 소년은 단번에 재즈계의 '신성'으로 떠오르며, 차세대 재즈 뮤지션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라이브 공연장에서 마주한 박진영은 의외로 앨범과는 사뭇 다른 플레이와 강렬한 터치를 구사하며 무대를 압도했다. 마치 이번 앨범이 그의 전부는 아니라는 무언의 메세지처럼. 무대에서 내려오면 천진난만한 19세 소년 그대로인 그는 내년, 전액에 가까운 장학금을 받고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란다. 그의 여유로운 미소가 당연지사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인터뷰 내내 '즐겁게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던 말 때문이리라.

추격전을 방불케 하는 인터뷰가 마무리되자 그가 앞으로 창조해 낼 거대한 세상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동안 홀로 연마해온 길 없연주와 상상 속의 이야기들이 이제 더 큰 세상에서 한껏 펼쳐지리라. 그 무엇도 제한하지 않는 무한한 그의 호기심과 가늠되지 않는 거대한 잠재력. 그의 나이 19세,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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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먼저 들어볼게요. 많은 악기들이 있을텐데 피아노에 흥미가 있었나 보네요.

 

피아노를 시작한건 4살 때부터 였어요. 어머니가 기억하시기로는 제가 3, 4살 때 TV에서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치는걸 보며 "나도 저거할래, 저거 멋있어보여"라고 해서 별 생각없이 시키셨다네요.  시작은 그랬는데 치다 보니 흥미가 생겨서 계속하게 됐어요. 처음엔 동네 피아노 학원을 다니다가 성에 차지 않아 이런 저런 선생님들을 찾아 레슨을 받으면서 제대로 음악 공부를 하게 됐어요.

 

 

2. 아버지가 대단한 재즈 매니아라고 들었어요. 어떤 환경에서 자라신 건가요?

 

요즘 말로 '본좌'라고 하죠. 아버지가 음악을 정말 좋아하셔서 항상 집에 음악을 틀어놓으셨어요. 오죽하면 퇴근하실 때 집에 전화를 해서 진공관 엠프를 먼져 켜놓으라고 하셨으니까요. 귀가 하시자 마자 오디오방에 들어가면 음악감상이 시작돼죠.(웃음) 재즈와 클래식 중에서도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들으셨고 월드뮤직이나 가요, 팝, 심지어는 국악에서 락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울려퍼졌답니다. 저도 일조해 지금 집에 소장된 음반이 6~7천 장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어린 나이에 그런 음악들을 장시간 듣는 게 힘들진 않았나요? 

 

아버지의 취향이 다양하셨기 때문에 많은 음악을 중에서 제가 좋아할 만한 곡들이 분명히 있었어요. 가끔은 괴로울 때도 있었지만 정화되는 순간이 있기 때문에 좋았어요. 할아버지도 음악애호가셨다고 하는데 아버지에서 그리고 저까지 이어져 온 것 같기도 해요.

 

 

3. 이후의 음악 여정을 들어볼께요. 서울시 영재 음악학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요? 

   

초등학교 때도 계속 음악을 하고 있었어요. 그 시절은 그저 즐겁게 연주하는게 좋아서 피아노를 치던 시절이고요. 즐기는 것을 넘어서 음악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알아보다가 영재음악학교를 알게 됐죠. 서울시 영재음악학교는 본인이 다니는 일반학교가 있는 상태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이 초빙된 음대 교수님들을 통해 위탁교육을 받는 식으로 진행되요. 하루 정도 일반학교를 가고 나머지 5일은 영재학교에서 음악공부를 하는 거죠. 그러면서 음악을 깊게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 같아요.

   

- 서울시 영재 음악학교에서 클래식피아노와 작곡을 두가지를 전공하셨네요? 

 

그곳은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로워요. 예를 들면 학생들을 피아노가 있는 강당에 모이게 한 후, 특정 이미지나 피카소의 그림 등을 보고 떠오르는걸 즉흥으로 쳐보라 던지 조를 만들어 한정된 시간을 주고 곡을 만들게 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이 돼요. 피아노를 치다가 작곡에 흥미가 생겨 작곡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자연스럽게 작곡과로 연결시켜주어서 작곡과 피아노 양쪽 다 공부하게 됐어요. 

 

- 굉장히 자유롭고 오픈된 교육처럼 들리는데요.  

 

어린 아이들이 네발 자전거를 타다가 금방 두발 자전거를 타잖아요. 그건 머리로 아는게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거니까요. 무엇에 대해서든 사전적으로 정의해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알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조성해 줬어요. 전 그럼에도 너무 자유로운 영혼이라 더 자유롭고 싶어서 자퇴를 한거고요. 거기도 학교기 때문에 '쇼팽의 발라드 몇 번을 언제까지 쳐야 한다'는 식의 과제가 있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곡들을 더 연습하고 갈고 닦는게 가치 있겠다 싶어 고1 때 그만두게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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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등학교는 어떤 곳으로 진학하신 건가요? 

 

또래 애들과 어울릴 줄도 알고, 보편적인 기준과 기본적 학식들을 배워야 할 것 같아 인문계로 진학을 했는데 못참겠더라고요. 제가 상상하던 것과는 너무 달랐고 너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부모님이 옆에서 보시곤 먼저 자퇴를 권하셨어요.(웃음) 말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부모님께선 제 행복에 촛점을 맞추셨기 때문에 그러셨던 것 같아요. 

 

- 비교적 자유로운 교육방식을 지닌 영재학교에서도 편하지 않으셨다고 하니 입문계 학교를 그만둔 부분은 자연스런 결과 같은데요. 인문학적 소양이나 교우관계 등의 결핍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제가 검정고시를 합격해서 학력은 고졸이에요. 저는 보편적 학과목 보다는 본질적인 것들을 배우고 싶어서 독서나 다양한 교양활동들을 많이 했어요. 요즘에는 거의 못 읽고 있지만, 예전에 혼자 연습할 때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저는 교양 서적들도 좋아하지만, 연대별로 미술 양식이나 음악양식에도 관심이 있어서 그런 분야의 책들도 많이 읽어요. 그리고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책을 보며, 상황 대처방식에서 교훈도 얻고 여러 가지 지혜를 얻을 수 있어서 독서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덧붙여 중학교를 다니면서도 관심은 현대 음악, 즉흥 연주 음악, 재즈에 쏠려 있었기 때문에 음악전문 고등학교를 갔었어도 비슷한 결과였을 것 같아요.(웃음)

 

 

5. 작곡에 관해서는 언제 관심을 갖고, 초창기에는 어떤 장르의 음악을 작곡 했나요?

 

초창기에는 정말 유치한 노래 곡들을 썼어요. 클래식 성악곡 말고 그냥 노래하는 곡들도 써봤고요.(웃음) 성악곡 중심으로 작곡하다가 재즈하고 클래식 말고도 너무 멋있는 음악이 많더라고요. 제가 초등학교 3~4학년 때 즈음부터는 동아기획에 소속 되어 있던 이소라, 김현철, 토이 등의 음악에 매료되서 비슷한 곡들도 작곡하곤 했어요. 그런 가요형식도 있었고, 클래식에서 말하는 푸가(fuga_ 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에 의한 악곡형식 및 그 작법)라든지, 다성음악(여러개의 선율이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적으로 결합되는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혼자서 습작을 만들었어요. 

 

- 초등학교 3~4학년 때면, 아직 서울시 영재 음악학교에 입학하기 전인데 푸가나 다성음악을 이론적으로 모르는 상태에서 만든 건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어요. 중학교 때 이론적인걸 배우고 난 후 푸가나 다성음악을 작곡했지만 이미 그 전에 제가 연습하던 피아노곡들을 표방해서 그게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머리속에 있는 것들을 건반으로 쳐서 기악곡, 성악곡, 피아노 연습곡 같은 것들을 만들었죠.

 

- 서울시 영재 음악학교에서 배운 이론들이 도움이 되었나요?   

 

아무래도 음악적 지식이 머리에 들어오니 제가 상상하는 음악들을 구체화 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됬었죠. 제가 상상하는것이 있는데 그게 뭔지 모르니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었고요. 음악에 대해 이론적인 내용을 배우고 나서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니 조금씩 표현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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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간 순서로 관심있던 음악을 정리해 본다면요?

 

저는 모든 음악이 좋았어요. 음악을 알게 되는 시기는 있지만 한 장르에 꽂혔던 적은 없었어요. 아버님이 집에 틀어놓았던 음악이 너무 다양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5분 전에 라흐마니노프(Rachmaninoff_ 러시아의 작곡가 ·피아니스트 ·지휘자)의 피아노 협주곡이 나오다가 갑자기 딥 퍼플(Deep Purple_ 영국 하드록 밴드)의 음악이 나오는 식이거든요.(웃음)

 

- 평소 다른 취미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영화감상도 좋아하고, 목적지 없이 정처없이 걸어다니는걸 좋아해요. 웹서핑도 좋아하고요.(웃음) 춤추는 것도 좋아해요. 특정 댄스가 아니라 혼자 음악 틀어놓고 느껴지는데로 행위예술 같이 맘대로 추는 거에요. 하다보니 재밌더라고요. 무용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예전에 현대무용 공연을 관람한 후 무용의 개념에 대해서 조금 생각이 열리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손 하나를 들었는데도 무용이라 말할 수 있고, 자유롭게 많은 표현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용도 음악을 표현하는 행위기 때문에 무용을 보면서 음악적 영감을 얻기도 하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좋은 에너지가 생기니 도전적으로 다른 일도 할 수 있어 좋아요.(웃음)

 

 

7. 일반적으로 재즈에서는 창작보다는 기존의 곡들을 가지고 연주한는데 더 많은 의미를 두는데요. 진영군의 경우는 작곡을 중요시하고 본인만의 스타일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것 같아요.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건가요?

 

아무래도 재즈 신(scene)에서는 교과서 같은 곡들이 있어요. 그런 곡들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분들은 많이 계시죠. 예를 들어서 'Over the Rainbow'같은 곡을 멋지게 연주한다면 물론 의미있고 그 곡을 멋있게 해석했다고 말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그 곡이 본인의 곡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현대 재즈 신(Jazz scene)에서는 조금씩 흐름이 바뀌고 있어서 메인 스트림이라 불리는 장르에서는 기존의 곡들을 많이 다루지만, 유럽이나 제3세계의 음악이 재즈와 만나면서 본인이 만든 곡을 본인의 텍스처(texture_ 일종의 스타일)로 연주 하는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 텍스쳐(texture)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음악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질감 같은 걸 말하는 거에요. 물론 텍스처라는건 악기를 다루는 터치라든지, 톤(tone_ 음조)에 따라 나누지만 똑같은 터치라도 보이싱을 어떻게 잡고 프레이징(phrasing_ 다른 말로 악구)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거든요. 기본적으로 연주자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언어, 구성을 통틀어서 텍스처라 말하는 거에요. 재즈 연주자들을 보면 똑같은 곡을 연주해도 각각 완전히 느낌이 다르잖아요. 음악을 표현해 내는 기법, 방식의 차이가 곧 텍스처의 차이를 말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스타일이라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재즈에서는 기존의 곡을 가지고 재해석하고 연주자가 즉흥으로 솔로를 하는 것을 넓은 의미의 작곡의 범주에 넣는 것같은데요. 

 

사실 재즈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작곡을 어느 영역까지 말해야 하는지는 애매한 문제에요. 일반적으로는 곡의 구성이나 곡이 가진 텍스처를 설계하는 작업을 '작곡'이라 하거든요. 그래서 곡의 어느 부분을 즉흥으로 연주할 것인지 설계를 하는 것을 재즈에서는 작곡의 영역에 넣는 것 같아요.

 

- 현재 국내 재즈신과는 작곡에 대한 의견이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작곡을 중요시 했던 이유는 연주자의 스타일은 작곡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발현하려면 다른 사람의 곡을 자기 나름대로 연주하는 것보다 스스로 곡을 써서 연주하면 더욱 독창적인 연주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서 작곡을 중요시 한 것 이고요.

쇼팽(Chopin), 바흐(Bach) , 모차르트(Mozart), 베토벤(Beethoven) 같은 클래식 음악가들을 보면 훌륭한 작곡가이면서 훌륭한 연주자였어요. 저는 그걸 동경해서 클래식 공부를 시작했고, 애초에 음악을 접할 때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즈 음악을 할 때도 이전이 된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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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현대 클래식은 작곡가와 연주자가 분리되어 있다고 들었는데요. 

 

네. 요즘 클래식의 경우에는 작곡가와 연주자가 완전히 분리가 됐어요. 사실 클래식은 고전에서 이미 쓰여졌던 곡을 해석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연주를 하는 사람은 연주에 매진을 하고, 고전 작곡가들의 작곡 방식을 개선하려는 사람은 작곡법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주자와 작곡가의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 것 같아요. 반면 재즈는 작곡가와 연주자의 구분이 거의 없으니 매력을 더 느꼈죠.

 

 

9.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었는데 처음 시작한 음악은 클래식이었어요. 바로 재즈를 선택할 수도 있지 않았나요?

 

제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던 이유도 있고요. 클래식이 역사가 오래되었으니 음악의 본질에 가까운 것이 이어져 왔을 거라는 생각이 확고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피아노를 연주하다 보니, 피아노적 표현이 아름답게 극대화된 음악이 클래식 음악이기도 했고요.

 

 

10. 독학으로 재즈를 공부했다고 들었는데요. 기존의 교육에 대해 어떠 점들이 불편했나요? 

 

제가 제일 불편했던 것은 '음악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정작 자유로워야 할 재즈와 실용음악이 마치 통조림 공장에서 통조림을 생산하듯이 똑같은 틀 안에서 학생들을 양성했어요. 학생들은 처음에 음악이 좋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원에 들어가지만 학원에서 세뇌를 당해서 자기도 모르게 똑같이 되는거죠.

 

선생님이 어떤 곡을 연주해보라고 했을 때, 학생들이 연주하는 걸 두려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올바른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배우러 온 학생이 연주를 두려워하는 상황은 너무 아이러니컬 한거죠.

 

학생들은 레슨곡을 연습할 때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곡을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해 보였어요. 교육이 학생들이 갖고 있는 영혼과 감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독학으로 공부하게 된거죠.(웃음)

 

- 어떤 방식으로 독학을 했나요?

 

소위 말하는 삽질을 많이 했는데요.(웃음) 저는 너무 행운인게 집에 음반들이 많아서 그런 음반들을 틀어놓고 공부를 많이 했어요. 우선 음악을 들으며 작곡가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어느 정도 그 말을 이해했으면 구체적으로 그 말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채보하면서 공부했어요. 그때 채보했던 곡들이 재즈만 있던게 아니고 락이나 형식이 없이 즉흥으로 연주하는 음악들도 있었어요. 그렇게 다양한 음악들을 들으면서 음악의 구성과 설계 등을 연구했고요. 제가 갖지 못한 것들을 체득하기 위해 그것을 익힐 수 있도록 작곡을 많이 했어요. 완성된 곡은 약 150곡 정도 되는데, 습작을 포함하면 300여곡 정도 될 것 같아요. 

 

 

11. 음악을 듣고 분석해서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들에 많은 공을 들이셨네요. 보통 어느 정도 음악을 듣고, 연습을 하나요?

 

피아노 다루는 감을 잃으면 안되기 때문에 피아노는 하루에 5시간 정도 연습해요. 음악감상의 경우 저는 일상생활에서 하는 편이에요. 물론 음악을 정말 집중해서 듣는 때도 있지만 그냥 음악을 틀어놓는게 더 마음에 와닿고요. 어렸을 때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게 자연스러워요.(웃음) 예를 들면 음악을 틀어놓고 방청소를 하다가 어떤 음악이 들려왔을 때 그게 갑자기 와닿는 때도 있거든요. 음악을 집중해서 감상할 때는 음악만 감상하게 되지만, 일상생활에 음악이 있으면 슬프다든지, 기쁘다든지 감정에 따라서 음악이 다르게 들려요. 대신 다른 일을 하면서도 대충 듣지 않도록 노력을 하죠.

그 외에도 다른 작곡가의 곡을 분석하거나 제가 작곡하는 시간을 꼭 마련해요. 즐겁게 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고요. 어느 날은 30분 하다가 머리가 아프면 그만하지만, 그 30분 동안 제가 가지지 못한 어떤 기법을 사용해서만 작곡하는 식으로 제한을 두고 곡을 쓰는 연습을 해요. 못하는 것을 하는 연습을 해야 제 것이 되니까요. 겨우 16마디, 8마디 소곡들이라도 항상 하루에 한 곡씩은 쓰려고 노력해요.

 

- 보통 잘 못하는 것을 꾸준히 계속하는 것은 쉽지 않잖아요. 어떻게 스스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건지요?

 

저는 항상 '나는 이거 좋아' 하면서 자기최면을 걸어요.(웃음) 제가 갖지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으니 기쁜 일이라고 마음 먹으려 노력하는 거죠. 그런데 막상 또 해보면 제가 몰랐던 내용이기 때문에 재미가 있어요. 작곡에 제한을 두면 또 그것만의 재미가 있거든요. 제한이 있기 때문에 딱딱하다기보단 그 상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그래서 항상 마음을 먹고 작업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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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음악을 굉장히 많이 듣는 뮤지션으로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물론 집에만도 앨범이 6천 장이 있어 풍성한 자료가 되겠지만, 주로 좋은 음악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 들으시는지요?

 

우선 음악 동호회에서 만난 분들을 통해 잘 몰랐던 음악을 추천 받아서 듣기도 하고요. 또 음악이 끝이 없는게 음반을 구매하면 부클릿에 참여한 연주자의 이름이 나오잖아요. 예를 들면 피아니스트가 리더인 음반을 들어보니 비올라나 베이스, 첼로 다른 연주자들도 멋있다고 생각이 들면 또 그 연주자들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는 식으로 연결을 해서 음악을 찾아 들어요. 그렇게 하면 끝이 없죠. 그런 면에서 음반을 사서 듣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음반을 어느 정도 갖고 계세요?

 

아버지하고 같이 사서 모은 것이 6천 장 정도에요.(웃음)

 

 

13. 동아기획 뮤지션들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인디신의 음악은 들으시나요? 

 

제 주변은 재즈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인디신 음악은 잘 몰라요.(웃음) 어쩌다 인디 음악중에 누가 괜찮다고 하면 음반을 들어보고 멋있다고 느꼈던 정도고요. 음...인디 음악에서는 못(mot)이 괜찮더라고요. 못의 음악에서 동양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수묵화의 여백의 미랄까? 넓은 공간에서 청자가 생각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주는게 너무 아름다웠어요. 최근에 못의 음악을 듣고 작곡한 곡이 있는데(웃음) 제목이 '못'이에요.

 

 

14. 뮤지션으로써 오리지널리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음악을 하면서 행복한 것이 제일 먼저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외국밴드를 표방한 뮤지션이 무대 위에서 다른 밴드의 곡을 카피해서 연주하는게 그 뮤지션의 행복이라면 그걸로 된거죠. 

다만 저는 제 개인적 욕심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것이고, 개개인 마다 음악을 통해서 느끼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음악에서 느끼는 행복이 다르다면 그건 그 사람의 선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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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009년 제3회 경향실용음악콩쿨 기악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는데, 그 전에는 대회에 나오지 이유가 있나요?

 

저는 경쟁하는 것보다는 재밌게 연주하는 걸 좋아해요.(웃음) 콩쿨에 나가는 걸 즐기는 사람도 드물게 있겠지만 클래식 콩쿨은 굉장히 엄숙하고 냉정한 분위기잖아요. 콩쿨을 통해 되려 음악적 좌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제 스스로 다치지 않으려고 많이 조심했어요. 경향실용음악 콩쿠르의 경우는 실용음악부문이었기 때문이고 3회 때 이 대회를 알게되서 출전하게 된거고요. 즉흥연주의 경우는 잘치고 못치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도' 한음만 치더라도 스스로 훌륭하게 생각하고, 충분히 감정을 담았다면 가치가 있는 거니까요.

 

- 콩쿨에 나가서 어떤 음악을 연주했나요?

 

아무래도 고등학생 대상 콩쿨이라 두곡 다 자작곡으로 가는 것 보다 스탠다드 곡을 하나 넣는게 낫겠다고 생각했고요. 

한곡은 자작곡, 나머지 한 곡은 'Stella by Starlight' 라는 곡을 편곡해서 연주했어요. 콩쿨에 나간 자작곡은 앨범에 없는 곡이에요.(웃음)

 

 

16. 음악을 즐겁게 하는 걸 중요시 하는 것 같은데 전업 뮤지션으로써는 음악을 한다는게 꼭 즐거운 일만은 될 수 없을 텐데요.

 

즐겁지 않아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는거죠. 어차피 다시 즐거워질거니까요. 음악이 싫어지는 이유가 단순히 습득하는게 어려워서 싫증이 나는 게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 상처받는 경우가 많아요. 연주를 망쳤다든가, 아니면 누군가가 내 음악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청중이 아니더라도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그럴 수 있는거고요.

저도 가끔 음악이 싫어질 때가 있는데 그러다가도 어차피 음악이 다시 좋아지고, 다시 하게되죠. 결국 그렇게 될거라면 최대한 그런 부정적인 생각에서 빨리 빠져나오려고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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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포스터

 

 

17. 2009년 제6회 자라섬 국제재즈 콩쿠르 'Best Creativity'를 수상했어요. 수상 부문을 보면 맞는 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대상이 아니라 섭섭한 마음은 없없나요?

 

전혀 없어요.(웃음) 자라섬 콩쿨만 단독으로 있는게 아니라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안에 자라섬 콩쿨이 있는거잖아요. 그래서 단순히 콩쿨이라는 것보다 파티라고 생각했어요. 잘해야하고 무엇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보다는 수상여부와 상관 없이 즐거운 파티에 와서 여러 뮤지션들을 알게 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그리고 크리에이티브(Creativity)한 것은 재즈뮤지션으로써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영광스러웠죠.

   

- 콩쿨을 올라가면서 인상적인 뮤지션들이 꼽아본다면요? 

 

먼저 기타치는 홍성윤 님이요. 편성도 드럼, 오르간, 기타로 베이스가 없는 게 특이했고, 홍성윤 님 음악 스타일이 락 같으면서도 일반인들이 소울풀 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의 부재가 있다고 봐요. 저는 그분의 그러한 연주가 사나이처럼 느껴졌어요.(웃음) 여러가지 요소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잘 소화해냈고, 고개 숙이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만 재즈가 아니라는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너무 멋있었어요.

베스트 솔로이스트와 우승을 차지해 2관왕을 하신 김인영 씨는 말할 필요 없이 너무 잘하셨고요. 입상은 못하셨지만 기타리스트 정준영 님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굉장히 올드한 스타일의 재즈를 연주하셨는데, 스윙에 클라리넷이 정말 구성지게 들리는 재즈였어요. 하지만 콩쿨에서는 대부분 새로운 시도나 솔로 연주자의 기량이 중요시 되기 때문에 콩쿨에서 수상하기는 좀 힘든 음악이죠. 수상의 여부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18. 또래 연주자들 혹은 기존의 재즈 뮤지션들과 교류는 있었나요?

 

거의 없었어요. 제가 혼자서 음악을 하다 학원에서 알게 된 또래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제 음악을 공감해 주는 친구는 별로 없었어요. 제가 하고 있는 음악이 너무 달라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죠.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반대로 원없이 연습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단련해 왔기 때문에 특별히 아쉬운 마음은 없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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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트리오 1집 [Graceful River]

2010-08-17/YDS MUSIC

 

 

19. 데뷔앨범 [Graceful river]가 올해 8월에 YDS MUSIC에서 발매되었는데요. 재즈 뮤지션 서영도 대표가 운영하는 레이블이네요. 어떻게 앨범 이야기가 성사 되었나요?

 

서영도 대표님과는 그 전에도 몇 번 뵌 적 있었고요. 자라섬재즈콩쿨 본선에 올라왔을 즈음 어떤 내한공연 뒷풀이에서 다시 뵙게 됐어요. 주변에 계신 분들이 '이 친구가 콩쿨 본선까지 올라온 친구다'라고 좋게 얘길하셔서 그 자리에서 '음반 한번 내보자'라는 제안과 함께 음반을 만들게 됐어요.(웃음)

 

 

20. 앨범에 인트로와 아웃트로까지 10곡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곡 작업은 언제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앨범 발매가 결정되고 새로 작곡한 곡은 'Graceful river' 한 곡 이에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Praise', 'King of spade', 'Queen of spade' 는 고등학교 올라와서 혼자 독학할 때 클래식 곡으로 작곡해 놓았던 곡인데요. 재즈적 느낌을 가미해 따로 편곡을 했어요. 예를 들면 Jack of club은 원래 피아노 솔로 독주곡 소나타(sonata_ 소나타 형식으로, 다악장으로 구성된 기악곡)를 쓴 것을 주가되는 멜로디를 발췌해서 재즈 삼중주로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을 했고요. 가장 오래된 곡은 King of spade로 중 2때 작곡한 곡입니다.

 

- 'Graceful river'만 새로 작곡하셨겠네요.

 

'Graceful river'가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밝은 곡인데요.(웃음) 그런 곡도 하나쯤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또 앨범 전체적으로 흐르는 그 분위기를 환기하며 한줄기 희망을 비춰주는 마음과 은혜로운 강이 흘러가는 것처럼 남은 생도 은혜롭게 흘러가라는 의미로 곡을 써봤어요.

 

 

21. 함께 작업한 박진영 트리오 연주자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드럼에 김책 씨는 제가 예전부터 너무 좋아하는 드러머였어요. 기존의 재즈 드러머와는 완전히 다른 텍스쳐가 굉장히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 쉽게 보기 힘든 연주자입니다. 그런 스타일의 연주가 제 음악을 잘 서포트 해줄 것 같아서 항상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섹소폰 연주자 손성제 씨가 김책 씨를 소개시켜주셔서 함께 하게 되었어요. 베이시스트는 음반과 라이브가 멤버가 다른데요. 음반은 기록적인 부분이 커서 아름다운 톤이 중요했기 때문에 천인우 씨와 함께 작업을 했고요. 라이브 무대는 조금 더 베이스 의 솔리스트 적인 영역을 특별화시키기 위해 정형도 님과 공연을 하고 있어요.

 

- 녹음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이 되었나요.

 

베이시스트 천인우 씨와 드럼 김책 씨를 섭외한 뒤 홍대에 피아노가 있는 합주실을 잡고 연습을 했어요. 클럽 공연도 하면서 조금씩 곡을 다듬어 갔죠. 그렇게 2월 말~ 3월 초에 시작되어 공연을 하다보니 작업에 대한 감을 잡게 되고 연주자들도 곡에 아이디어를 반영하면서 5월 초에 바로 녹음에 들어갔어요. 녹음은 하루 반 정도에 걸쳐서 진행이 되었어요.(웃음)

 

- 하루 반만에 10곡을 녹음했다고요? (웃음)

 

재즈는 즉흥연주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이 녹음한다고 해서 결과물이 잘나오는게 아니라서요.(웃음) 사실 음반에 실린 곡들은 다 녹음시 첫번째 연주 음원이에요. 가요나 인디밴드 음악은 다르겠지만 재즈는 순간의 잡는데 큰 의미를 두는 음악이고, 피아노 앞에 처음 앉았을 때 에너지와 감정이 가장 충만하기 때문에 테이크 원(take one)이 잘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22. 재즈에서는 음반의 사운드에 대해 어느 정도 중요성을 부여하나요?

 

사실 재즈에서 앨범에 있어서의 사운드에 대한 개념은 간과되기 쉬울 수 있어요. 재즈의 태생을 생각하면 그 상황에서 좋은 사운드에 대한 개념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거에요. 하지만 그때와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고 제 곡들에서는 사운드가 중요하기 때문에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래서 믹싱을 할 때 소리를 잡는 것 때문에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어요.

 

- 믹싱은 엔지니어가 했을 텐데 분이 하셨을텐데, 계속 같이 작업하셨나요?

 

네. 보통 엔지니어가 앨범에 대해 뮤지션의 전체적인 의도를 듣고 세부적인 것은 알아서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저와 작업한 고현정 엔지니어님은 저하고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곡을 만들며 떠오른 이미지나 그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제가 만족하는 소리로 잘 잡아주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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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앨범의 타이틀인 'Graceful river'와 타이틀 곡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요즘에는 보통 타이틀곡만 듣고 음반을 안듣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렇기에는 이 음반 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이 있기 때문에 타이틀에 많은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그저 'Graceful river'가 멜로디가 가장 친숙하고 따듯하니까 사람들이 가장 듣기 편하고, 좋아할 것 같아서 타이틀로 정하게 되었죠.

음반녹음이 끝나고 나서 'Graceful river'로 타이틀 곡을 진행하자는 분위기라 앨범 타이틀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거에요.(웃음)

 

 

25. 앨범의 수록곡 중에서 'Prologe', 'Epiloge'를 보며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지향하는 의도가 느껴지는데요. 곡 제목도 특이하고 한편의 심리 공포 스릴러 영화 같이 그로테스컬하고 미스테리한 느낌이 강해요. 전체적으로 기존의 음악에서는 접하기 힘든 감성을 담고 있는데요.

 

우선 이번 앨범은 완결된 이야기 같은 '감정의 흐름'을 앨범에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들어간 것이고요.

제가 음반 작업을 할 때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어요. 혼자 집에서 작업을 하면서도 외로움을 많이 느꼈고, 마음이 우울했죠. 아무리 밝은 햇살을 봐도 슬픔을 느끼는 상태랄까요.   

이런 상태에서 곡들을 작업하면서 과연 '슬픔을 어디서 위로받아야 할까?'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한 건 슬픔은 슬픔으로 위로 받아야 한다는 거에요. 같이 슬픔을 공감할 때 그 슬픔이 위로가 되고, 슬프다고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거죠. 그래서  제 습작들 중에서 이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곡들을 골라 발췌하고 작업해 앨범에 수록하게 되었어요. 말씀하신 그로테스컬하고 미스테리한 느낌 같은 부분들이 작곡과 편곡 등의 음악을 재설계하는 과정에서 많이 투영됐을 거에요. 

 

 

26. 세상의 많은 아름다운 음악중에 첫 번째 앨범을 재즈로 선보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제가 지금 재즈를 하고 있고 현재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첫 음반은 재즈로 발매하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이번 앨범의 느낌도 좋아하지만 이것은 저의 극히 일부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굉장히 많고 그것은 스타일과 느낌 모두를 말하는 겁니다. 조만간 록밴드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거든요. 세상에 너무나 아름다운 음악이 많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저는 열어 두고 싶어요.

 

 

27. 노래 제목들이 카드를 연상시키는 스페이드, 킹, 퀸, 하트 등의 단어들이 많은데요.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원래 'King of spade', 'Queen of heart' 등 카드 연작들은 원래 한곡이며, 현악 4중주로 만들었어요. 'Queen of  heart'는 앨범에는 빠른 템포로 연주되어 있지만, 원래는 쿠바 스타일의 느린 곡이고요. 곡 마지막 클라이막스에 피아노 솔로로 소나타 형식으로 연주가 되는  'Jack of club'도 원래 클래식 곡입니다. 재즈에 모티브를 두고 개성있게 연주하고 싶어 이곡들의 일부를 발췌해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앨범 사이사이에 'Fragement 1'라고 되어 있는 것은 사전적인 의미 그대로 조각, 파편 이라는 뜻이에요. 앨범의 수록곡들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죠. 앨범의 수록곡 4번 트랙'King Of Spade'부터 8번 트랙 'Jack Of Club'은 시디 플레이어로 들으면 라이브 음반처럼 트랙은 넘어가지만 음악은 계속 이어지는 한곡이에요. 'Fragement 1'은 'King of spade'에 있는 멜로디를 사용해서 연주한거고, 'Fragement 2'는 'Jack of Club'에서 이어지는 즉흥연주를 피아노 솔로로 담아 연작으로 만든 형식입니다.

곡 제목은 사실 아주 우연적인 겁니다. 'King of spade'를 작업할 당시 책상 정리를 안한 상태였는데, 책상에 카드가 있었어요. 카드의 킹이 칼을 들고 있는게 슬퍼보이는거에요. 이 슬퍼보이는 걸 가지고 곡을 쓰고, 'Queen of heart'로 짝을 지어 준거죠. 그리고 나서 집었던 카드가 'Jack of club'이였어요.

사실 곡을 쓸 때의 감정을 곡 제목으로 쓸 수도 있지만 저는 듣는 분들이 자유롭게 감상하시고 느끼길 바라기 때문에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제 작곡의도와 상관없이 사람마다 음악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릅니다. 'King of spade'를 듣고 어떤 사람은 슬프다라고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비장미와 열정이 느껴지는 곡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저는 청자가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자유로운 영역을 침범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일부러 곡에 대한 감정을 제목으로 짓지 않고 패를 던지는 듯이 카드들을 제목으로 붙였답니다. 

 

- 앨범 앞쪽에 수록된 곡들은 어떤 사연이 있나요. 특히 'Praying'같은 곡은 소름돋는 긴장감이 느껴지는데요. 일본의 천재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가 떠올랐어요. 영화 '살인의 추억'의 박해일 이미지도 중첩되고요. 

 

사람들이 보통 힘들 때 기도를 하잖아요. 기도에 대한 개인적인 제 생각은 기도의 응답에 대한 기대와 혼돈속에서, 기도가 눈앞에 보이면서 해결이 되어 가는 겁니다. 'playing'과 'praise'를 들어보면 혼란스럽다가 점점 더 아름답게 위로를 받는 모습으로 정리가 돼요. 물론 'praise' 마지막 즈음은 말씀하신 공포영화 같은 느낌이죠.(웃음) 위로를 얻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죠. 그것을 암시하면서 슬픔을 담아둔 겁니다. 이 곡도 감정의 흐름에 대한 음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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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작곡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으세요? 작곡하면서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있나요?

 

영감은 우선 음악 자체에서 얻어요. 예를 들어 다른 음악들을 듣다가 특정한 음계가 나온다면 이걸 가지고 곡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제가 살다가 느끼는 감정에서 올 때도 있어요. 아니면 순수하게 이미지나 감정에서 오는 경우도 있고요. 영화음악을 듣다가 거기에 어울리는 음악이 뭘까? 지금의 감정을 가장 잘 대변해줄 수 있는 멜로디는 무엇일까? 이런 생각들에서 작곡의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제가 작곡을 할 때 가장 중요시 하는 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제 음악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느냐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곡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음악을 들으면 무언가를 느끼죠. 저는 매니아나 연주자를 위한 음악보다 오히려 보편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결코 음악적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탐구를 통해 음악적 기제들을 적용해 놓지요. 모든 사람이 듣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는데에 가장 초점을 많이 맞춰요. 

 

- 실제 영감이 떠올랐을 때 작업을 어떻게 하나요?

 

세 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음악적 제한을 거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서 그 감정이 갖고 있는 음계가 있다면 그 음계로만 곡을 씁니다. 두번째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즉흥연주를 통해 떠오르는 조각들을 노래에 적용시킬 때도 있고요. 세번째는 그때의 감정의 흐름에 맞는 멜로디를 만들고 그 멜로디를 구체적으로 형식화하는 방법입니다. 

 

 

29. 앨범을 들으면 어떤 장면과 이미지들도 떠오르지만 음악이 무언가 계속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데요. 

 

정확하게 보신거에요. 저는 음악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 음악들이 보컬이 없는 곡들이라 이런 상황에서 일반 청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연주로 설득을 할 수 있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생각해요. 그래서 연주를 할 때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에 중점을 많이 뒀어요. 말로 설명하기는 좀 힘드네요. 음악은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거라서 듣고 느끼시는게 제 마음 그대로에요. 저는 제 귀를 믿고  제가 좋은 소리가 듣기 좋은 소리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어요. 그게 엉뚱한 방향일 수도 있는데, 음악이라는게 엉뚱할 수도 있고 오히려 올바른 방향이 엉뚱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건 미학적인 문제기 때문에 개개인이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자신을 믿는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을 어떻게 확신하세요?

 

사람이 기본적으로 선과 악의 성질을 둘다 갖고 태어난다고 하잖아요. 아무리 어린아이라 해도 나쁜 것과 좋은 것을 구분하듯이 사람도 음악을 들을 때 주관적이지만 '아름답다'라는 것과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구분하죠. 저는 철저히 그런 점에 입각해서 제가 듣기 좋은 것들을 훈련해 왔어요.

 

-  음악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재즈라기보다는 클래시컬한 느낌이 강하고 영화음악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긍적적인면에서 보면 음악이 이미지와 스토리를 연상시키기 때문이겠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선 처음에 쓴 곡의 형태가 클래식 곡이여서 그런 점도 있을 것 같아요. 'Jack of club'같은 경우는 쇼팽의 발라드 1번의 멜로디가 살짝 걸쳐져 있어요. 딱히 클래식을 의식하면서 작곡을 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클래식을 좋아할 때 쓴 곡이라 자연스럽게 음악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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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1일에 있었던 클럽 팜 공연 모습

 

 

30. 음반을 들어보면 연약하고 섬세한 느낌이 강하고 터치도 굉장히 부드러운데요. 라이브를 보니 연주가 그렇지만은 않던데 음반은 의도적인 건가요?  

 

강렬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음반이 부드럽게 느껴진 건 의도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예쁜 소리를 단정한 소리라고 생각하잖아요. 음반은 전국에 유통되는거니까 많은 대중들의 귀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제 음악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음반을 단정하게 느낄 수 있게 한거죠. 또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터치를 선호하고요.

 

 

31. 현재 재즈 신(Jazz scene)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우선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우리나라 재즈역사는 미군부대가 들어왔을 때 재즈 문화가 들어오면서, 약 40년 정도 밖에 안된 건데 그 사이에 이렇게 발전한 건 대단한 일이죠. 그리고 대중이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재즈 외에 다양한 재즈 음악들이 조금씩이나마 시도가 되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그런 새로운 세대들이 나오는걸 보면서 충분히 건강한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요.

 

- 새로운 세대의 연주자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느끼나요?

 

아무래도 새로운 세대들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 것도 있고 제도권 교육을 수료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기성세대 연주자분들이 성인이 될 즈음 재즈를 시작했다면, 지금의 신예 재즈 연주자들은 어린 나이에 재즈를 접하고 연주를 시작한 세대라서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시야가 보다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 한국에서 들어보지 못한 음악들을 시도하는 연주자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32. 앞으로 꿈꾸는 것이 있다면요?

 

 제 개인적인 꿈은 죽을 때까지 즐겁게 연주 하는 거에요. 제가 즐겁게 하는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을 듣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대중매체가 한쪽에 편중된 음악들을 조명하기 보다는 다른 아름다운 음악들을 많이 소개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대중들이 더 좋은 음악을 알지도 못한채로 지금 한쪽의 음악에만 세뇌당하는 것 같거든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음악적 선택권을 주는게 대중적이라 생각하고, 그래서 더 다양한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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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하게 일그러진 한편의 괴기스러운 유화, 국카스텐 독특하게 일그러진 한편의 괴기스러운 유화, 국카스텐 일시 : 2010.4.1 17:00~19:30 장소 : 상상공장 사진촬영 : 1시간 인터뷰 : 1시간 반 녹취타이핑&정리 : 조은애 사진 : 박창현 인터뷰&에디팅 : 김기자 인터뷰 참... by : 김기자
  7. 14 Mar 2011 15:16
    광기, 그 이상의 음악 _ 내귀에 도청장치 광기, 그 이상의 음악 _ 내귀에 도청장치 일시 : 2010. 4. 3 18:00~19:00 장소 : 상상공장 인터뷰: 이정아 인터뷰 정리: 고서희 사진: 김보리 에디터: 김기자 내귀에 도청장치 홈페이지: http://cafe.daum.net/naegui/ ◎ ... by : 김기자
  8. 14 Mar 2011 15:13
    몰아치는 모던 록의 폭풍, 메이트 몰아치는 모던 록의 폭풍, 메이트 일시 : 2010. 4. 2 오후 5시~6시 녹취타이핑&정리 : 고서희 사진: 박창현 인터뷰&에디팅 :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메이트, 김기자 메이트 홈페이지: http://www.bemate.co.kr/ ◎... by : 김기자
  9. 11 Mar 2011 18:17
    모험광들의 신나는 락앤록! _ 문샤이너스 ◎ 모험광들의 신나는 락앤록! _ 문샤이너스 일시 : 2010. 4. 3 15:00~16:00 장소 : 상상공장 녹취타이핑: 이승룡 사진: 박창현, 김보리 인터뷰&정리: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문샤이너스, 김기자 문샤이너스 홈페이지: ht... by : 김기자
  10. 11 Mar 2011 18:08
    진화하는 아티스트, 이상은 ◎ 진화하는 아티스트, 이상은 일시 : 2010. 04. 14 (수) PM 4:30~6:00 장소 : 상상공장 사진촬영 : 30분 인터뷰: 1시간 녹취타이핑&정리: 이승룡 사진: 박창현 인터뷰&에디터: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이상은, 김기... by : 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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