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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favorite music 밴드의 리더분들이 주로 보컬인 경우가 많아서 어떻게 하다보니 보컬 파트의 리스트만 ...

by 김기자  /  on Feb 28, 2011 15:10

Artist's favorite music 

 

밴드의 리더분들이 주로 보컬인 경우가 많아서 어떻게 하다보니 보컬 파트의 리스트만 받은 것 같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파트에 대해 서도 궁금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이번에는 못의 지이 씨에게 리스트를 부탁해 봤습니다. 글을 받아보니 음악적인 성향은 차치하고라도 문체나 분석적인 성향이 이언 씨와 거의 비슷해서 놀랬습니다. 같이 팀을 하면 닮는가 봅니다. ^^ 자~ 그럼 우리의 학구적인 지이 씨와 음악여행을 떠나보도록 하죠!   

 

지이 _ MOT Guitar 

011.jpg 

 


 

1. numb - portishead

 

아무리 이미 많이 언급되었다 해도, 그래서 "소개" 로서의 의미가 퇴색된다 하여도,
portishead를 빼놓을 수는 없다.
음악을 듣고 문자 그대로 엉엉 "울어" 버린 경험이 두 번 있는데, 그 중 한 앨범이다.
언이 형과 나는 portishead의 음반을 Bible 이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는 Dummy 앨범을 조금 더 편애하는 편이다. 곡은 그저 Dummy 앨범에서 무작위로
골랐다고 봐도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곡을 고르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2. myxamatosis - radiohead

 

나를 울린 두 번째 아티스트. radiohead.
n번째 앨범보다 n+1번째 앨범이 항상 더 좋음을 귀납적으로 증명해보이고 있는 얼마 안되는 팀이다.
kid a, amnesiac, hail to the thief 에 이르러서는 완성도로 볼 때, 지구인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portishead가 구약이라면 radiohead는 신약이다.
이 곡에서는 역시 두마디를 패턴으로 하는 신스라인과 교묘히 맞물리면서 네마디 패턴으로 새겨나가는 리듬이 백미.

 


3. high speed chase - miles davis

 

언이 형과 많이 겹치는 것은 같은 음악적 지향점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로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형이 miles davis의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며, 음악사적 의미가 가장 큰 곡을 골랐으니,
나는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주는 곡을 골라 보았다.
진심으로, 그가 오래 살아준 것이 음악에 있어서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른다.

 

4. autumn leaves - cannonball adderley

 

cannonball adderley 의 곡이라고 했지만, trumpet은 miles davis.
miles davis는 두 번 소개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cannonball의 hardbop의 본질을 보여주는 화려한 솔로 뒤에
"뭐 그렇게까지 불거 있나?" 라는 투로 cool jazz의 본질을 보여주는
miles의 솔로가 이어지는 것이 너무 재밌다.
jazz 연주자라면 평생 수천번은 더 연주할 standard 중의 standard를 연주하면서,
Tonic minor chord에서 root 대신 연주한 natural 13th 를 듣는 순간,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듯했다.
miles davis의 내공이란 그런 것이다.

 

5. the more we live - beth hirsch

 

대부분의 음악들이 그 음악의 정서적 파장과 지금 나의 정서의 파장이 일치할때 공진하여 감정적 상승작용을 일으킨다고 하면,
beth hirsch 의 음악은 나의 기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듣는 즉시 그 음악의 정서에 바로 동화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곡이 acoustic guitar와 vocal만의 매우 간결한 구조인지라 그 힘은 더욱 놀랍다.
예전에 언이 형과 우스개소리로 beth gibbons, beth hirsch, beth orton 의 "3 beth" 라고 부르곤 했었는데, 단순히 vocal의 역량과 color로만 따진다면 beth gibbons 보다도 반 보 앞선다고 생각한다.
vocal 뿐 아니라 기타 연주도 너무나도 훌륭해서, 이렇게 노래도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기타도 잘 친다면 좌절해버릴 생각이었는데,
조사결과 다행히(?) 기타는 다른 사람이 연주한 것이었다.

 

6. offspring - john scofield band

 

bebop계의 거장 john scofield 교수님께서 electro-funk를 선보이심.
탈모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계산적이고 학구적인 라인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그루브로 뿜어댄다.
물론, 연세가 있으신바, 탈모증이 오긴 하셨다.
복수의 조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라인을 jazz 용어로 outside라 하는데, john scofield 교수님의 라인은 가히
outside의 교과서라 할만하다.

 

7. 세레나데 - 이상은

밤은 어리고
마음은 아리고
행복하게도
외로워지지

바람은 높고
달은 둥그러
행복하게도
외로워지네

하늘은 깊고
엷다란 구름
지나가기 쉽고
다가가기 쉬워

...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8. song 1 - DJ Krush

 

이 곡의 차분한 drum loop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앨범명처럼 현대인의 참선 방법으로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불면증 치료에도 적절한 효능을 보인다.

 

9. nothing - nitin sawhney

 

홍대의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찾아낸 금쪽같은 음반.
그의 출신성분처럼 동양과 서양의 정서가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묘한 밸런스가 매혹적이다.
V2 레이블의 ian pooley 라던지, mandalay, grandaddy 등의 음악을 모은 essenchill 이란 앨범도 mix 하여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데다가 배우, 작가, 극작가로도 활동한다고 한다.

 

10. how insensitive - antonio carlos jobim

 

음악을 좋아한다면 어디선가 귓등으로라도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곡.
편견이겠지만 나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사노바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보사노바 리듬 자체의 다층적 구조는 차치하고, 음악에 조금이라도 식견이 있는 사람은 그저 감미롭고 편안하게만
들리는 이 곡의 악보를 한 번 들여다봐주기를 바란다.
jobim은 천재다.

 

11. rabbit in your headlight - u.n.k.l.e.

 

James Lavell이 concept을 제시하고 DJ shadow가 음악을 맡고,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노래를 맡긴 기묘한 프로젝트.
이 곡은 radiohead의 thom yorke가 노래를 불렀다.
반복적인 피아노 라인 뒤로 현기증날 정도로 리듬이 현란하게 변화한다.
곡의 구성과 호흡을 같이 하는 뮤직비디오도 추천.
"소년, 소녀를 만나다.", "나쁜 피" 등 Leos Carax 감독의 영화의 단골 주연으로 유명한 Denis Lavant이 출연한다.
아직도 이 뮤직비디오를 볼때마다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진다.
뮤직비디오가 너무 강렬해서 음악이 묻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 이유로, 뮤직비디오만 보신 분은 음악만 따로 감상해보시길 바란다.

 

12. 나는 / 기다려 - 노이즈가든

 

이 음반은 대한민국 rock 음악사에 있어서 약속의 음반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노이즈가든의 음악은 단점이 없기 때문에, 피해갈 방법이 없다.
이들은 밴드명을 제외하면 flawlessness다.
그리고 노이즈가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은 비극이다.

 

 

13. battlecry / 四季ノ唄 - nujabes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 작가로 kanno yoko가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nujabes를 소개하고 싶다.
이 두 곡은 cowboy bebop 으로 유명한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samurai champroo" 의 오프닝곡과 엔딩곡이다.
특히 "사계의 노래" 에서 미묘하게 시차를 두고 더블링된 보컬라인이 일품이다.

 

14. punk as fuck - american analog set

 

화성 진행과 리듬의 운용, 음향학적 배치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도 끝이 없는 것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좋은 곡은 역시 좋은 멜로디라는 생각이 다시 든다.
그런 의미에서 돌아보면 예전 folk music에는 얼마나 훌륭한 멜로디가 많았는지!
american analog set은 결코 folk는 아니지만 훌륭한 멜로디라는 점에서 비견할만하다.
앨범 전반을 걸쳐 brush로 stroke하는 drum의 질감도 매력적!

 

2006. 5. 8 못 Guitar 지이


 

 

- Behind story -

 

2006 하이서울 樂페스티벌 첫날인 5월 5일.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인지 날씨도 우울했다. 사회와 진행을 함께 하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그날. 한달 넘게 계속 됐던 야근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 할 수 없는 일의 양에 매일같이 패배감에 젖어야 했던 날의 클라이막스. 과연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을런지. 어쨌든 시간은 가고 결전의 날. 본래도 셋팅이 간단치 않은 팀인데 준비까지 미비했다. 딜레이 되는 시간.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수 있는 몇분의 시간이 정지해버린 것만 같았다. 견디다 못해 무대 뒤의 의자에 주저 앉았다. 멍하게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이 가긴 갈까.

어느새, 서서히, 그들의 음악이 다가오고 있었다. 전자동으로 입술이 달싹거리며 소리를 따라 움직인다.

 

울부짓고 있었지. 안다.

심장에 날카로운 것이 박힌 듯한 통증.

아무것도 모르지.

눈물이,

떨어진다.  

 

페스티벌이 이뤄지기까지 말못할 무수한 사연들을 넘어 그들의 음악이 그곳에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평화의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이해 못할 눈빛들.

페스티벌에 서기에는 너무 negative 하지 않느냐는 질문들.

방방 뜨는 락페스티벌을 기대하는 사람들.

 

나도 안다.

하지만

우리 인생도 그리 positive 하진 않잖아.      

  

들어봐. 이런 음악. 이런 곳에서. 듣기 쉽지 않아.

여기까지 오기까지. 쉽지 않았어.

 

혼자서 중얼거리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모두가 가버린 무대뒤에 남아서...

 

Nobody knows.

 

* 위의 리스트는 지이 씨가 보내주신 글을 토대로 김기자가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곡순서는 선호도 순이 아닌 무순임을 밝히며 정성껏 사연을 적어 리스트를 보내주신 지이 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Artist's favorite music]의 글은 퍼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아티스트의 이야기가 올라갈지 기대해 주세요!

 

 

2006. 5. 9

글/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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