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싱어송라이터 허민 _ 첫 단독 공연 준비 중! *그녀가 그린 귀여운 피아노와 강아지 지난 ...
보석같은 싱어송라이터 허민 _
첫 단독 공연 준비 중!
*그녀가 그린 귀여운 피아노와 강아지
지난 8월 25일, 첫 단독공연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허민'이 연습하는 합주실을 들렸다. '첫' 단독 공연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라이브 클럽이 아닌 아트홀에서 다른 구성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니 ^^; 다들 기존에 그녀의 공연을 도와준 세션들이기에 조금씩 편곡한 부분만을 체크하고 있었다. 분위기 메이커인 드럼의 우스갯소리와 허민의 조근조근한 설명, 어쿠스틱 기타의 청아함과 하모니카의 애수 어린 톤을 지나 나는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2004년 여름이다. 덥고 짜증나던 한여름. 좋은 밴드가 별로 눈이 뛰질 않아 지친 상태. 그날도 라이브 클럽으로 향했으나 클럽에 들어가서도 귀가 피곤해지긴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팀이었던 '바닐라 쉐이크'가 나오기 전까지 집에 갈까말까를 마구 고민하고 있던 와중 무대에 오른 '바닐라 쉐이크'는 첫 곡부터 귀를 확 잡아끄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허민은 '바닐라 쉐이크'의 리더로 건반 연주와 전곡의 작사, 작곡을 도맡고 있었다. 듣는 즉시 녹아드는 아름다운 곡은 물론, 연주까지 출중해 이날 라이브를 처음 보고 바로 인터뷰를 신청했다.(인디 속 밴드 이야기 인터뷰는 보통 3번 이상 라이브를 봐야 결정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허민이 2003년 유재하 가요제 대상 수상자라는 것과 멤버 전부 서울예대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열심히 합주를 하고 있는 허민양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녀는 2장의 앨범을 냈다.
1집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바닐라 쉐이크의 라이브 일정을 꼬박꼬박 챙겼었다.
음원이 없으니 공연을 보러가는 수밖에.
1집에 수록된 '강남역 6번 출구 앞'과 'I'm lost' 는 너무나 아름다운 명곡이다. 듣는 즉시 마음에 스며들어 라이브 때도 설레어하며 듣던 기억이 있다.
특히나 'I'm lost' 는 (내 드라마를 만들면 테마곡으로 쓰고 싶은 곡으로)
쓸쓸한 가사와 주옥같은 멜로디 때문에 많이도 나를 울린 곡이다.
허민이라는 사람을 모르는데도 가끔씩 그녀를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이때문일거다.
20대의 감수성을 가장 멜로딕하게 표현하는 그녀. 보석 같은 싱어송라이터 허민.
지금은 '허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지만 고정세션들이 도와주고 있어 바닐라 쉐이크 때와 큰 차이는 없다.
* 어쿠스틱& 일렉기타, 하모니카의 김정환(두번째 달 바드의 기타 )와 분위기 메이커 드럼 민주윤(W의 드러머)
이번 단독 공연은 '첫'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구성으로 꾸며진다. 본래 세션을 맡아 주던 베이스 안병철, 드럼 민주윤, 어쿠스틱&일렉 기타와 하모니카 김정환 외에도 재즈기타리스트 강웅, 리얼 스트링(바이올린2, 첼로1), 건반세션 유종호, 건반 패드 홍지연, 코러스 세명까지 13인조로 연주되는 그녀의 음악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
* 딩가딩가~ 합주 중
합주실에서는 허민과 W의 드러머이기도 한 민주윤, 악퉁의 베이스인 안병철, 두번째 달 바드의 기타인 김정환, 이번에 새롭게 건반세션으로 도움을 주는 2007 유재하 가요제 대상 수상자인 유종호까지 5명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언제 들어도 허민의 연주는 참으로 듣기 좋다. 지난 수변 작은음악회 때에도 사람들을 위해 '장미'를 연주했는데(들으면 다 아는 곡임) 다른 곡을 듣는 듯 세련된 편곡에 놀랬다. 재즈 피아노과를 졸업한 그녀가 이런 고급스러우면서도 멜로딕한 연주를 하는 걸 보면 '노라 존슨'이 떠오른다. 장르는 다르지만 자신들이 공부한 것들을 활용해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다가선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니까.
그리고 그녀의 음악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담백한 목소리. 허민의 음악을 다른 목소리로 듣는 건 상상할 수 없다. 기교가 아닌 저 꾸밈없는 진솔함만이 빛나는 그녀의 곡을 소화할 수 있기에!
*그녀가 만든 엽서 시안과 점토 강아지
이렇게 쟁쟁한 세션들과 함께 그녀는 하나씩 하나씩 첫 단독 공연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허민의 주재 하에 밤마다 틈틈이 코러스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는 재밌는 사실과 함께 공연장에 그녀가 그린 그림 엽서와 강아지 점토공예들도 전시를 한단다. (강아지와 복숭아를 좋아하는 새침한 그녀는 그 나이 그대로의 소녀이다.)
나는 무엇보다 리얼 스트링이 가세한다는 것에 기대를 하고 있다.
(부디 '현' 소리가 묻히지 않고 잘 잡히길 기대하며!)
이번 주 토요일은 유난히 공연이 많다.
자주 볼 수 없는 공연들도 잔뜩 있어 갈등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가을로 다가서는 길목에서
4년 전 나를 첫눈에 반하게 했던 그녀의 음악을 들으며
그녀처럼 lost 했던 내 자신을 만나보고 싶다.
당신을 몰라도 당신을 안답니다. 음악으로 말이에요.
2008.9.5
글/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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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Last Update)
- 2011/03/04 14: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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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씨 팬이구요^^
저도 허민씨 첫 단독 공연 보았습니다^^
다시봐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