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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라이더 (Ez-Rider) 1집 <Bold Brother> 나쁘지 않은 시도. 하지만 좀 더 깊고, 좀 더 참신했으면! ★★...

by 김기자  /  on Mar 10, 2011 17:08

이지라이더 (Ez-Rider) 1집 <Bold Brother>

 

 

나쁘지 않은 시도. 하지만 좀 더 깊고, 좀 더 참신했으면! ★★★ 심미섭

 

 

 

다시 출발선에서_ 이지라이더

 

 

175.jpg

 

2010.08.31 / 락킨코리아

 

 자유를 찾아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 두 젊은이의 모험기를 다룬 영화 '이지 라이더'. 영화 제목을 딴 팀 이름에서부터 이들의 의도와 의지가 엿보인다. 이지라이더는 닥터코어 911의 보컬 지루와 드럼 쭈니가 각각 랩(지루)과 DJ(쭈니)를 맡아 함께 만든 힙합 팀이기 때문이다. 락이라는 장르에서 이미 상당한 위상을 차지한 이들이 힙합 음악으로 전향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들의 팀 이름은 자유를 꿈꾸고 있고, 랩 가사에서도 ‘나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할 것이다’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 외침에서는 그들의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 진짜로 남들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굳이 말 할 필요도 없다. 이들이 계속해서 자유를 말하고, 왜 힙합을 하는지 말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락 팬들의 배신감을 예견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지금 이 시대는 뮤지션의 음악 장르 이동을 문제 삼지 않는다. 락과 일렉트로닉의 경계가 점점 무너져가는 것을 필두로 해서, 락과 다른 음악 장르 간에 활발한 크로스오버와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 이상 이들을 ‘락을 배신했다’라는 이유만으로 근거 없이 비난할 리스너들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하나다. ‘음악이 좋은가?’

 

 그럼 신인 힙합 듀오, 이지라이더의 앨범을 살펴보자. 첫 번째 곡 <Top Dog>는 앨범을 소개하는 intro의 역할을 충분히 해 주고 있다. ‘흔해빠진 건 짜증나니까’, ‘변화를 원한다면 더 크게 외쳐’라는 랩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이지라이더가 어떤 의도로 이 앨범을 만들고 노래했는지 짐작케 한다. 두 번째 트랙부터 일곱 번째 트랙까지는 빠른 템포에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된, 주로 사랑을 노래하는 힙합 곡들이다. 사실 이 곡들은 얼마 전까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유행했던 힙합 트랜드를 그대로 받아들인 느낌이다. 그것도 한 발 늦게. 멜로디와 랩핑에서는 마이티 마우스의 그것이 떠오르고, 복고와 세련의 느낌이 적절히 섞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에서는 용감한 형제를 연상케 한다. 다양한 음색을 가진 여보컬의 피쳐링을 곡마다 활용했지만, 사실 이런 형식의 피쳐링은 (힙합 곡에 여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참여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미 오버 음악계에서 충분히 많이 들었다. 신스팝 느낌이 묻어나는 다섯 번째 <Fantastic>은 상당히 실험적이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 곡들에서는 새로움을 찾기 어렵다. 이들이 ‘손 흔들어 Higher 소리 질러 Louder’라고 외칠 때는 신나긴 하지만, 어쩐지 좀 진부하단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그러나 앨범 마지막에 자리 잡은 두 곡은 상당히 흥미롭다. 여덟 번째 트랙 <Show Me What You Want>의 후반부에서 지루는 ‘책상 앞에 앉아 펜 굴리며 홍대가 어쩌구저쩌구 말만 졸라 많아 상업주의에 찌든 홍대를 비판하며 건배 / 결국 의존하는 건 잘나가는 밴드의 그루피들이고 매년 페스티벌은 같은 밴드에 같은 레파토리고’ 라는 거친 랩으로 홍대앞 인디씬을 비판한다. 마지막 트랙 <If You Want>에서는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이 곡에서 다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루는 노이즈사운드에 자신의 굴곡 많은 음악 인생사를 랩으로 싣는다. 이 곡도 이전 트랙과 마찬가지로 ‘페스티벌은 많아지고 밴드도 많아졌지만 정작 관객들은 클럽에 오지 않아 / 홍대는 히어로를 절대 원하지 않아. 당장 주말 관객을 채울 광대를 원해’ 라는 비판적 가사가 인상적이다. 2000년 결성된 닥터코어 911은 이미 중견 밴드라 할 수 있다. 그만큼 홍대 인디씬에 잔뼈가 굵은 이 둘이 그동안 속에 담았던 말을 힙합의 어법으로 쏟아내는 랩 가사를 주의 깊게 들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곡은 ‘하고 싶은 음악을 전부 해보기로 했어 / 오선지는 나에게 한 장르만 강요하진 않아’라며 이들이 이지라이더라는 이름으로 힙합 앨범을 낸 이유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읊고 있다. 사실 이들이 힙합이란 음악으로 하고 싶었던 말들은 이 두 곡에 다 담겨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두 곡을 앨범 마지막에 숨겨놓듯 배치해 놓았을 것이다.
 
 락 밴드 YB와 일렉트로닉 팀 RRM(리스키 리듬 머신)이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세상이다. 장르가 아닌 음악 그 자체로 평가받는 시대이고,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한다고 해서 무작정 비난하는 이는 거의 없다. 한 장르의 음악만 고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오히려 고지식하다는 지적을 받을 것이다. 물론 힙합 음악을 하는데 있어 이지 라이더의 조심스러움을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다. 래퍼 지루는 이미 메이저 힙합 가수로 데뷔했다가 몇몇 팬들의 비난을 받은 적 있다. 그 때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힙합 앨범을 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장르 전향에 따른 근거 없는 비난이 아니다.
 그저 그들이 하고 싶은 음악, 하고 싶은 말을 힙합으로 표현하겠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이왕 음악을 하겠다면, 좀 더 잘, 좀 더 혁신적으로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이지라이더가 락뿐만 아니라 힙합에서도 훌륭한 뮤지션으로 인정받으려면, 신인의 자세에서 그들의 음악 그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만 골몰하면 될 일이다.

 

 

 

글/ 심미섭

201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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