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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음파 EP [잔몽(殘夢)] 그들의 가치있는 욕심에 박수를. ★★★☆ 심솔 그 꿈에서 깨지 않기를_ 한음파...

by 김기자  /  on Mar 10, 2011 17:10

한음파 EP [잔몽(殘夢)]


 

 그들의 가치있는 욕심에 박수를. ★★★☆ 심솔

 

 

 

그 꿈에서 깨지 않기를_ 한음파

 

177.jpg

 2010.08.26 / 미러볼 뮤직

 

 

  한음파. 1999년 처음 등장, 2001년 자체제작 EP를 발표하고 한국에서 보기드문 싸이키델릭 사운드로 주목 받는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도 전인 이듬해 2002년, 활동 중단을 선언하게 된다. 각자 유학의 길을 떠나기도하고 생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작은 옥탑방에 모여 2007년부터 '한음파'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한다. 그 이후 2008년 싱글앨범 한 장과 2009년에는 정규앨범 '독감'을 발표하며 울림과 진정성이 있는 밴드로 평을 받았다. 5년간의 공백 때문이었을까, 그들은 타 밴드들의 보편적인 앨범준비 기간보다 다소 빠른 행보로 2010년 8월 말 새로운 EP앨범 <잔몽>을 발매했다. 무엇이 그들의 발걸음을 바쁘게 재촉했을까.

 

 

  '잠이 깰 무렵에 꾸는 꿈', '잠이 깬 후에도 마음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꿈' 이라는 의미의 EP앨범 <잔몽>은 총 여섯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2번 트랙 '소용없는 얘기'와 마지막 트랙 '황사'를 제외한 나머지 네 곡은 모두 기존의 정규앨범 '독감'에 실렸던 곡들인데, 어쿠스틱으로 재해석되었다. 이번EP 앨범이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담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특히 베이스 사운드의 질감이나 스네어(snare) 드럼의 간결한 톤(tone)은 그러한 감상에 수긍을 더하게 한다.

특히 3번 트랙 '연인'은 그동안의 '한음파'와 가장 거리감이 느껴지는 곡으로, 이번 앨범에서 어쿠스틱의 느낌이 가장 잘 묻어난 곡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보컬 이정훈은 그동안의 '외침'이나 '호소'에 가깝던 창법 대신, 대화를 하는듯한 창법을 사용했다. 쓸쓸하면서도 덤덤하게 이어지는 기타, 바이올린과 우리나라 전통악기인 해금을 섞어 놓은 듯 서글픈 소리를 내는 마두금(馬頭琴), 가냘픈 음색의 만돌린(mandolin)까지. 많은 악기들이 어우러져 슬픔을 노래하지만 과하다거나 질퍽거리지 않는다. 절제된 감정과 어쿠스틱의 장점이 잘 맞물려진 것이다.

 

4번 트랙 '독설'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다고 말할 수 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곡의 반전은 노래가 끝날 때 까지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마치 한 영화의 OST를 듣는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음파는 이번 EP앨범 <잔몽>의 수록곡들을 연극에 접목시켜 동명의 공연 <프로젝트 잔몽>을 연 바 있다. 그들이 말하고 싶었던 꿈과 현실의 경계를, 음악에서 그치지 않고 연극이라는 장르로 이어간 것이다. <잔몽>은 6개의 트랙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이 강하지는 않다. 이것은 미공개 곡, 어쿠스틱으로 재해석 된 곡들을 섞어서 실었다는 점. 그리고 프로젝트 공연을 염두 해 두고 발표한 앨범이라는 점 때문일 것인데, 이러한 연유(緣由)로 기존의 '한음파'의 색깔을 기억하고 음반을 찾은 리스너에게 조금 실망스러운 앨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반대로 '한음파'를 접해 본 적 없는 리스너에게는 '한음파'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기도 해, 섣불리 어떤 쪽으로 기울여 말 할 수는 없다.

 

여기서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한음파'의 행보이다. 그들은 싸이키델릭이라는 장르에 흔히 접하기 힘든 악기들을 더해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이번앨범으로는 그들의 음악을 시각적으로 만날 수 있는 프로젝트 공연도 기획했다. <잔몽>의 3번 트렉 '소용없는 얘기'는 가사 그대로 들었을 때 사랑이야기에 지나지 않지만, 실제로 이 곡에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포함되어있다. (그들은 음악 안에서는 물론, 그 밖에도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많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많은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찾으려 노력하거나 오히려 자신들의 색깔을 버리려 노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아닐까. 그런 부분에서 '한음파'는 어떤 뮤지션보다도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듯하다.

그들의 '잠이 깰 무렵에 꾸는 꿈', '잠이 깬 후에도 마음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꿈'은 무엇일까, 아마도 앨범<잔몽>으로 그 꿈을 조금은 실현하지 않았을까.

 

 

 

 

글/ 심솔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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